2월 27일 보건복지부의 '2018년 장애인편의시설 실태 전수조사'에 따르면 법적으로 편의시설을 갖춰야 하는 공공건물 및 공중이용시설, 공동주택 등은 18만5947곳이며 설치 시설 항목은 902만8413개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전국 19만여개 건물과 시설 등의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율이 80%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기준에 맞춰 제대로 시설을 갖춘 비율은 공공부문이 민간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월 27일 보건복지부의 '2018년 장애인편의시설 실태 전수조사'에 따르면 법적으로 편의시설을 갖춰야 하는 공공건물 및 공중이용시설, 공동주택 등은 18만5947곳이며 설치 시설 항목은 902만8413개다.
 
이 가운데 설치율은 80.2%(723만7456개), 적정설치율은 74.8%(674만9378개)로 조사됐다. 설치율이 단순 설치 여부를 조사한 결과라면 적정설치율은 설치된 편의시설이 법적기준에 맞게 적정하게 설치된 비율로 장애인 편의시설의 질적 수준향상을 의미한다.
 
직전 조사연도인 2013년과 비교하면 설치율(67.9%)은 12.3%포인트, 적정설치율(60.2%)은 14.6%포인트 높아졌으며 처음 조사가 시작된 1998년 설치율 47.4%와 비교하면(적정설치율 조사X) 두 배 가까이 개선됐다.
 
1998년 '장애인 등 편의법' 제정 이후 2015년부터 시행한 건축물 설계단계부터 편의시설 설치여부를 사전확인하는 '적합성 확인제도'가 정착되고 지방자치단체가 새로 짓는 건물에 부여하는 'BF(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인증 의무화' 제도 등이 보완된 데 따른 결과라고 복지부는 판단했다.
 
시설 운영주체별로 설치율은 공공과 민간 모두 80.2%로 같은 수준을 보였으나 적정설치율에선 공공이 72.4%(로 민간 75.0%보다 2.6%포인트 뒤쳐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설치율과 적정설치율 모두 전체 평균보다 높은 국가 및 지자체 청사(84.7%, 78.8%), 지역자치센터(82.8%, 74.9%) 등과 달리 파출소·지구대(72.5%, 63.4%), 우체국(75.2%, 66.0%), 보건소(76.4%, 66.9%)는 평균을 밑돌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공공부문 중 대표적 생활 밀접시설인 파출소·지구대, 우체국, 보건소 등 상당수는 소규모·노후 상태이므로 설치율 제고를 통해 공공시설 접근성 향상으로 이어지게 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민간부문의 적정설치율이 높은 것과 관련해선 "2013년 이후 민간부문의 신규건축이 상대적으로 많이 늘어나고 신축되는 건축물은 의무적으로 장애인 편의시설을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민간부문 설치율이 더 높아진 것"이라고 추정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노유자시설의 경우 장애인 등의 이용빈도가 가장 높은 시설임에도 설치율이 평균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며 "설치해야 할 의무대상시설이 18개로 가장 많기 때문으로 판단되나 특성을 고려해 향후 설치율 제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외에 위생시설 64.3%, 안내시설 61.3%, 기타시설 68.0% 등의 적정설치율을 보였다.
시설 종류별로 설치율과 적정설치율을 보면 복도(95.1%, 93.1%), 승강기(93.8%, 89.4%), 주출입구 접근로(93.3%, 89.4%) 순으로 설치율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위생시설 중 장애인화장실의 남녀구분, 접근통로, 점형블록 설치 여부 등 위생시설 일반사항 위생시설 일반사항(55.0%, 49.1%), 안내시설의 유도 및 안내설비(57.5%, 54.3%)의 설치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고정적으로 설치하고 변경이 어려운 복도, 승강기, 접근로 등은 설치율이 높은 데 반해 점자블록·유도 및 안내설비 등 시각장애인 유도·안내 항목에선 설치율이 낮았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선 처음 조사에 포함된 세종이 가장 높은 설치율(88.9%)과 적정설치율(84.7%)을 기록했다. 이어 서울(87.9%, 83.5%), 울산(85.1%, 82.0%) 순이었으며 충북(70.8%, 62.6%), 전남(73.2%, 65.4%) 등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치를 보였다.
 
2013년도와 비교했을 때 가장 개선이 많이 된 곳은 서울로 설치율이 20.7%포인트, 적정설치율은 23.9%포인트나 증가했다. 울산(14.6%포인트), 충남(13.2%포인트), 인천(12.8%포인트), 경기(12.6%포인트) 등도 설치율이 10%포인트 이상 향상됐다.
 
도시가 많은 광역시 등은 설치율이 높았지만 도 단위에선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는데 이를 복지부는 농어촌 지역과 노후 건축물이 많기 때문으로 보고 고령화 속도 및 장애인구 비율이 높은 도 단위 지역에 대해선 편의시설 정비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복지부는 전국 자치단체와 함께 이번 조사 결과 미설치·부적정설치 판정을 받은 편의시설 시설주에 대해 시정명령 등 후속조치를 진행키로 했다. 1년 이내에 이를 따르지 않을 땐 최대 3000만원까지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다.
 
생활 밀집 공공시설의 노후화와 시각장애인 편의시설 부족 등 이번 조사에서 문제점으로 드러난 사항에 대해선 관련부처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개선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장애인편의증진 5개년 계획'을 세워 장애인 접근성 개선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해 올해 11월 발표할 계획이다.
  
복지부가 주관하고 전국 17개 시·도 229개 시·군·구가 참여한 이번 조사에는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8개월간 조사원 1700여명이 투입됐다.
 
 

 

ⓒ 서울스트리트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