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삐쭈는 10대들이 사용하는 ‘급식체’를 사용하며, 욕설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사진=장삐쭈 유튜브 채널 캡처
지상파를 중심으로 방송계가 10대를 주목하고 있다. 특히 지상파의 경우 10대는 주된 시청자가 아니었다. 10대는 TV를 볼 시간이 부족하고, 구매력도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메인' 시청자로 성장할 대상들이기에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지상파들의 고민이다.
     
박기수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월간 ‘방송작가’ 10월호에서 10대 시청자의 특징을 이렇게 정리했다.
        
“10대는 DIY(Do It Yourself)를 생활 속에서 실천하며 언제든 유튜브나 페이스북과 같은 지배적인 플랫폼을 통해 스스로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하며, 또 그것이 가능해진 세대다. 그들은 디지털 네이티브로서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멀티태스킹 능력을 기반으로 적극적이고 자기 스타일의 독립적인 향유를 즐기며, SNS나 유튜브 등을 통한 소셜 인플런스(Social Influencer)의 성공을 목격한 세대로서 취향과 팬덤의 강력한 힘과 폭발적인 효과를 체험한 바 있다."
    
박 교수는 “독립적인 활동을 중요시하면서도 동시에 문화적 소속과 연대를 중시하는 이율배반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도 했다.
     
“학교와 학원 등의 밀도 높은 시간과 공간적 특성이 만들어내는 또래 집단 특유의 언어와 문화로 강한 성격화를 이루고, 이를 통한 기민한 전파와 공유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 결과, ‘지금 이곳’의 10대는 힙(Hip)한 것을 향한 집착과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에 대한 두려움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독립적인 활동을 중요시하면서 동시에 문화적 소속과 연대를 중시하는 이율배반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독특하고 재미있는 것에 열광하며, 앞세대에 비해 개인적이고 독립적이며 경제적 가치 실현을 우선시하고, 그 실현의 중심에 자신을 놓겠다는 분명한 욕망과 의지를 드러낸다."
   
10대의 성향은 대표적 키워드로 알 수 있다. 급식충과 언어체의 합성어인 ‘급식체’는 그들만의 언어로서 뚜렷한 독립성과 차별성을 갖고 있지만, 동시에 그것의 확산에서 알 수 있듯 재미에 기반을 둔 강력한 확산의 힘을 갖고 있다고 박 교수는 분석한다.
  
요컨대 10대는 디지털 문화 환경의 네트워크성, 정보의 통합성, 상호작용성을 기반으로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향유하고, 개별적으로 세분화된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이런 10대의 특성을 기반으로 성공한 방송가 프로그램으로는 tvN의 ‘공부의 비법’과 ‘고교 10대 천왕’, JTBC의 ‘소녀시대와 위험한 소년들’, Mnet의 ‘고등래퍼’ 등이다. 모두 종편(종합편성채널)이나 케이블방송이 만든 프로그램이다. 이를 변형해 지상파들도 ‘스쿨어택 2018’ ‘방과 후 힙합’ ‘댄싱하이’ 등을 만들었지만 종편·케이블방송에 비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박기수 교수는 “아쉽지만 (지상파의) 진정성이 차별성의 수준까지 올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위기의 지상파가 낯선 10대에게 손을 내미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종편이나 케이블방송이 열악한 자본과 빈곤한 인프라 속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시도했던 몇몇 과정에서 답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10대의 이 같은 미디어 소비 성향은 20~30대로 확산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장삐주’이다. 장삐주는 유튜브 채널명이면서 동시에 콘텐츠 제작자의 ‘별명’이기도 하다. 이른바 ‘병맛 더빙'으로 유명해진 유튜브 1인 미디어로, 애니메이션 시리즈 ‘급식생’을 만들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신조어 '병맛'은 비호감이지만 유쾌한 대상을 의미한다. 
 
  
유튜브 ‘장삐쭈’ 채널 구독자수는 106만여 명에 달한다. 누적 조회 수는 2억9100만 건을 넘었다. 사진=장삐쭈 유튜브 채널 캡처
  
  
장삐쭈는 10대들이 사용하는 ‘급식체’를 사용하면서, 욕설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여기에 B급 콘텐츠로 젊은 세대의 취향을 ‘저격’하고 있다. 현재 유튜브 ‘장삐쭈’ 채널 구독자수는 106만여 명에 달한다. 누적 조회 수는 2억9100만 건을 넘었다. 지난 10월 17일 올린 동영상 ‘민정이’의 조회수는 벌써 48만을 넘었다. 이런 유명세에 불구하고 제작자 ‘장삐쭈’는 자신의 얼굴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장삐쭈는 지난 10월 21일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10대를 포함한 젊은 세대를 시청자로 굳이 ‘모시고’ 싶다면 방송계가 참고할 만한 말이다.
     
“제 B급 감성을 순화시켜서 TV 방송에 맞게 구겨 넣을 수 있지만 이러면 본래의 재미가 떨어지는 것 같다. 대중 콘텐츠로의 방송은 지금 하고 있는 콘텐츠로는 무리다. 하지만 제가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엔터테인먼트를 지상파·공중파에서도 구현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개발하고 TV 방송의 기준도 유연해지는 시기가 온다면 얼굴을 공개하고 방송으로 나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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