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연애소설 한 편 남기고 싶다." 많은 소설가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연애소설을 쓰는 게 오랫동안 ’희망사항’에만 머무는 것은 그만큼 사랑이 복잡해서일 수도 있고, ’지금 우리 시대에 사랑 이야기가 꼭 필요한가?’라는 물음에 자신 있게 대답하기 어려운 탓일지도 모른다.

출판사 나무옆의자는 이런 30~50대 국내 소설가에게 "로맨스 소설, 안 쓰는가, 못 쓰는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이전의 로맨스 소설을 참고하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로맨스 소설을 써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먼저 하창수, 한차현, 박정윤, 김서진, 전아리가 각각 중·장편 연애소설을 1권씩 완성해 ’로망컬렉션’ 1차분이 완성됐다.

하창수의 ’봄을 잃다’는 연인 관계로 동거하던 40대 이혼남 사진가 몽인과 20대 초반 여자 모델 봄의 이야기다. 어느 날 산책을 하던 중 봄이 갑자기 사라지자 몽인은 온 골목을 헤매며 봄을 찾는다.

봄을 찾다 지친 몽인은 전처에게 전화를 걸어 하소연한다. "사라진 게 아니라 가버린 게 아니냐"는 전처의 답은 몽인을 충격에 빠뜨린다.

다행스럽게도 몽인은 당일 밤에 봄을 찾는다. 하지만 봄은 몽인을 알아보지 못한다. 겉모습은 분명 봄이지만 눈빛도 식성도 이전에 알던 봄과 다른 것을 보고 몽인은 혼란에 빠진다.

한차현은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요란하다’에서 35세 남성 차연과, 스쳐가는 술자리에서 그의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아버린 ’N’의 연애를 썼다. 백과사전처럼 해박한 지식을 가졌는가 하면, 심각한 불면증 환자인데도 늘 생생한 N은 알수록 신비로운 여인이다.

어느 날 N이 실종되자 차연은 미친 듯이 N의 행방을 추적하다 N의 비밀을 알게 된다.

’연애 독본’에서 박정윤은 배경을 1930년대로 가져간다. 가난하지만 소설가의 꿈을 간직한 여고생 주인공 아란은 여학생들의 첫경험을 소재로 한 소설로 인기를 얻는다. 그 과정에서 아란과 친구들, 또 주변 남성 사이에 벌어지는 일들을 당시 시대상과 엮어 그려냈다.

김서진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얽힌 신비로운 사랑 이야기를 ’네이처 보이’에 담았고 전아리는 ’미인도’를 통해 섬에서 벌어지는 전설같은 연애사를 만들었다.

나무옆의자는 "순수문학이나 본격문학을 지향하는 등단 작가들에게 ’로맨스 소설’이라는 화두를 던져 고사 직전의 문학 시장에 새로운 문학적 의미와 성과를 올리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각권 190~250쪽. 각권 9천원.■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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