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고 한다. 결혼생활 45년차를 맞은 여성학자의 견해는 어떨까.
여성학자이자 ’가수 이적 엄마’로 잘 알려진 박혜란 씨가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을 담은 에세이 ’결혼해도 괜찮아’를 24일 발간했다.
서울대 캠퍼스 커플로 만나 결혼하고, 여성학자로서 커리어를 쌓고, 이적을 포함해 아들 셋을 서울대에 보내 마치 ’성공한 워킹맘’의 사례 같아 보였던 그녀의 결혼생활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은 수순을 밟는다.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 살게 되었으나 이젠 세상을 다 가진 거라고 믿었지만’(35쪽) 어느 순간 ’내가 결혼한 남자는 내가 알고 지내던 남자가 아니었다. 나는 생판 모르는 남자와 결혼한 것 같았다.’(36쪽)고 느낀다.
그러다가 ’아,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정말이지 결혼은 알고는 못할 짓이다.’(47쪽)라고 장탄식하기도 한다.
’만약 우리 부부 사이에 아이가 없었다면 진작 깨졌을 게 틀림없다’(60쪽)는 솔직한 발언도 서슴없이 내놓는다.
저자는 때로는 세 아이 때문에, 때로는 남편이 한 인간으로선 꽤 괜찮은 사람이라는 시각으로 결혼생활의 고비들을 넘었다고 고백한다.
저자는 결혼 ’그것참 잘했구나’와 ’왜 했을까’ 사이를 수없이 왔다 갔다 하며 살면서 ’그도 결국은 나처럼 외로운 존재’(87쪽), ’돌이켜 보면 난 남편한테 너무 많은 것을 바랐던 것 같다’(88쪽)는 교훈을 깨닫는다.
’결혼도 맘먹은 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가 더 많습니다. 그때마다 쉽게 슬퍼하거나 좌절하지 마십시오. 왜 결혼했는가 후회하지 마십시오. 결혼이 두 분을 행복하게 해주지는 않습니다. 두 분이 행복한 결혼을 만들어 가십시오’(197쪽)라고 저자가 작성해본 주례사는 이 책을 통해 예비부부와 기혼자들에게 궁극적으로 전하고픈 말이다.
저자는 ’결혼해도 괜찮아’라고 말하면서 동시에 솔로도 좋고, 만혼도 좋다고 얘기한다. 한발 더 나아가 ’결혼 정년제가 있다면 우리네 결혼이 좀 더 알차고 뜨겁고 재미있게 지속될 수 있지 않을까’(157쪽)라는 파격적인 아이디어도 제안한다.
아들 이적은 트위터 등에 어머니의 새 책 발간 소식을 전하며 "제목은 ’결혼해도 괜찮아’지만, 내용은 ’결혼 안 해도 괜찮아’인 책"이라고 소개했다.
나무를 심는 사람들. 232쪽. 1만3천800원.■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