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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이날 승리로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선수권 대회 이후 36년 만이자 통산 두 번째 4강 신화를 썼다. 사진=뉴시스 |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4강 신화를 썼다. 36년 만에 이룬 쾌거다. 우리나라 대표팀은 6월 9일 오전(한국시각) 폴란드의 비엘스코-비아와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8강 세네갈과의 경기에서 연장전까지 3대3으로 비겼고, 승부차기 접전 끝에 3대2로 이겼다.
1대2로 뒤지던 후반부터 드라마를 썼다. 이강인(발렌시아)의 코너킥을 이지솔(대전)이 머리로 밀어 넣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 전반엔 이강인의 침투패스를 조영욱(서울)이 골로 연결해 리드를 잡았다.
연장 후반 막판 세네갈의 아마두 시스에게 골을 내줘 승부차기까지 갔다. 김정민(리퍼링), 조영욱이 실축했지만 반전이 기다렸다. 3대2로 앞선 상황에서 이광연(강원)이 은디아예의 킥을 막아내며 승부를 매듭지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선수권 대회 이후 36년 만이자 통산 두 번째 4강 신화를 썼다. 1977년 제정된 이 대회에서 우리나라는 1979년 제2회 일본 대회에서 처음으로 본선에 진출했다. 이땐 조별리그서 탈락했다.
처음으로 본선 조별리그를 통과한 것은 1983년 멕시코 대회 때다. 당시 한국은 박종환 감독이 혹독하게 팀의 조직력을 다졌고 신연호, 김판근, 김종부 등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재능들이 총출동했다. 개최국 멕시코와 호주, 우루과이 등 강호들을 모두 잡아내며 4강 신화를 썼다.
4강서 브라질에 패했고, 순위 결정전에서 폴란드에 졌지만, 이 대회는 한국의 FIFA 주최 대회 사상 첫 4강 진입이자 해외 각 언론 등에서 '붉은 악마'라는 별명을 얻게 된 계기가 됐다.
이후 한국의 4강 도전이 이어졌으나 한동안 제대로 된 성적을 내지 못했다. 1991년 포르투갈 대회에선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 4강에 도전했지만 8강서 브라질에 1대5로 패했다. 1997년 말레이시아 대회에선 브라질에 3대10, 프랑스에 2대4로 패하는 등 참패했다.
2003년 아랍에미리트(UAE)서 열린 대회서 오랜만에 조별리그를 돌파했지만, 16강서 일본에 연장 골든골을 얻어맞고 탈락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2009년 이집트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는 본선 진출에 실패한 2015년 뉴질랜드 대회를 제외하고 5회 연속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특히 홍명보 현 대한축구협회(KFA) 전무 이사가 이끌었던 2009년 이집트 대회와 고 이광종 감독이 이끈 2013년 터키 대회에선 각각 8강에 진출하는 성과를 남겼다.
이번 4강을 이끈 선수단은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추며 함께 성장해왔다. 정 감독과 선수들은 18세 이하 대표팀 시절부터 함께 해왔다. 선수들의 장단점, 팀의 컬러 등을 확실히 이해하고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토너먼트를 돌파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조직력이나 승부처에서의 집중력은 합격점 이상을 줄 만하다는 평가다.
정우영(바이에른 뮌헨)이 팀 사정으로 불참했지만 월반한 이강인이 중원에서 한 수 위의 기술을 보여주고 있다. 오세훈(아산)은 차세대 대형 스트라이커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조커로 주로 투입된 엄원상(광주)이나 센터백 이재익(강원), '반대발잡이 사이드백' 최준(연세대) 등 다양한 포지션에서 미래의 한국 축구를 이끌 재목들을 발견한 대회가 됐다.
이런 가운데 스페인 언론 아스(AS)는 자국(自國)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에서 뛰는 이강인(발렌시아)을 치켜세웠다. 해당 매체는 "이강인은 의심의 여지없는 한국 최고의 스타"라면서 "그가 한국팀 흥망성쇠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술과 상대 위험 지역에서의 플레이가 두드러졌다"고 했다.
2001년생인 이강인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내세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였다. KBS TV 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를 통해 얼굴을 알린 이후 발렌시아에서 성장하며 팬들의 시선을 붙들었다. 지난해 10월31일 에브로와의 2018~2019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 32강 1차전을 통해 1군 무대에 데뷔했고 발렌시아와 정식 1군 계약을 맺으면서 관심도는 더욱 높아졌다.
지난 3월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성인 국가대표팀에도 발탁되는 등 재능을 인정받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두 살 많은 형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도, 중원을 이끄는 핵심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이날 1골 2도움의 성과를 만들면서 존재감을 입증했다.
발렌시아 2군 감독인 체마 산츠도 앞서 이강인을 칭찬했다. 지난 5일 라디오 마르카 발렌시아에 출연해 "대회에 참가한 모든 스카우터들이 이강인이 최고라고 했다"고 말했다."한국에서 최고란 말이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U-20 월드컵에 참가한 선수 가운데서 최고라는 뜻"이라고 했다.
한편 대표팀을 이끄는 정정용 감독은 "4강 신화를 재현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한 편의 영화와도 같은 극적인 승리를 일군 정 감독의 전술에는 뚝심이 있었다. 지금까지 한국이 잘 준비해 온 부분들을 이날 경기서도 잘 보여줬다.
기술이 좋은 이강인을 중원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프리롤'로 놔뒀고, 신장과 기술을 겸비한 오세훈(아산)을 전방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강인은 1골 2도움을 올리며 이날 한국이 만든 세 골을 모두 기여했고, 오세훈은 공격포인트는 없었으나 전방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를 펼쳤다.
수비에선 다소 고전했다. 세네갈이 한국의 측면을 공략하면서 전반엔 다소 내려앉았다. 세네갈은 빠른 크로스로 한국을 괴롭혔고 이 과정에서 실제로 실점도 했다. 첫번째 실점 장면은 후방에서 날아온 크로스의 대처가 미흡했다.
그러나 정 감독은 한국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쪽을 택했고 결과적으로 역사를 썼다.
교체카드도 과감했다. 전세진의 컨디션이 다소 난조를 보이자 비교적 이른 시간에 조영욱(서울)을 투입해 활력을 불어넣었다. 조영욱은 연장 전반 이강인의 패스를 받아 극적인 골을 터뜨리는 등 활약했다. 이강인이 체력적으로 힘들어한 연장 전반, 지금까지 한 차례도 출장하지 못한 센터백 김주성(서울)에게 기회를 주기도 했다.
정 감독은 경기 후 "밤늦게까지 응원해준 국민들에게 감사하다. 오기 전에 국민들과 약속한 부분을 지킬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2일 정 감독은 "여기까지 온 것도 큰 경험이다. 본선에선 즐길 생각이다. 이 경험을 통해서 선수들이 잘 되길 바란다“면서 "개인적으로는 4강 신화를 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약속했었다.
그는 4강 신화의 원동력으로 '원팀'을 꼽았다. 그는 "우리 팀은 하나다. 선수부터 코치진까지 모두 하나"라면서 "그게 우리의 힘"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아 줘서 고맙다. 코치진한테도 고맙다"며 역시 팀 전체를 챙겼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 F조에서 아르헨티나, 포르투갈,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경쟁했다. 포르투갈과 첫 경기에서 0대1로 졌지만 이후 경기력을 끌어올리며 남아공(1대0 승)과 아르헨티나(2대1 승)를 연속 격파했다. 2승1패를 기록, 조 2위로 16강에 오른 대표팀은 일본을 1대0으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그리고 이날 아프리카 강호 세네갈까지 꺾으면서 기적을 썼다.
4강에 진출한 한국은 에콰도르와 12일 오전 3시 30분에 루블린에서 결승행을 다툰다. 한국은 지난 18일 폴란드 그니에비노에서 에콰도르와 평가전을 치러 이강인의 결승골로 1대0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에콰도르를 꺾으면 이탈리아-우크라이나의 승자와 우승을 놓고 맞붙는다.
1대2로 뒤지던 후반부터 드라마를 썼다. 이강인(발렌시아)의 코너킥을 이지솔(대전)이 머리로 밀어 넣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 전반엔 이강인의 침투패스를 조영욱(서울)이 골로 연결해 리드를 잡았다.
연장 후반 막판 세네갈의 아마두 시스에게 골을 내줘 승부차기까지 갔다. 김정민(리퍼링), 조영욱이 실축했지만 반전이 기다렸다. 3대2로 앞선 상황에서 이광연(강원)이 은디아예의 킥을 막아내며 승부를 매듭지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선수권 대회 이후 36년 만이자 통산 두 번째 4강 신화를 썼다. 1977년 제정된 이 대회에서 우리나라는 1979년 제2회 일본 대회에서 처음으로 본선에 진출했다. 이땐 조별리그서 탈락했다.
처음으로 본선 조별리그를 통과한 것은 1983년 멕시코 대회 때다. 당시 한국은 박종환 감독이 혹독하게 팀의 조직력을 다졌고 신연호, 김판근, 김종부 등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재능들이 총출동했다. 개최국 멕시코와 호주, 우루과이 등 강호들을 모두 잡아내며 4강 신화를 썼다.
4강서 브라질에 패했고, 순위 결정전에서 폴란드에 졌지만, 이 대회는 한국의 FIFA 주최 대회 사상 첫 4강 진입이자 해외 각 언론 등에서 '붉은 악마'라는 별명을 얻게 된 계기가 됐다.
이후 한국의 4강 도전이 이어졌으나 한동안 제대로 된 성적을 내지 못했다. 1991년 포르투갈 대회에선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 4강에 도전했지만 8강서 브라질에 1대5로 패했다. 1997년 말레이시아 대회에선 브라질에 3대10, 프랑스에 2대4로 패하는 등 참패했다.
2003년 아랍에미리트(UAE)서 열린 대회서 오랜만에 조별리그를 돌파했지만, 16강서 일본에 연장 골든골을 얻어맞고 탈락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2009년 이집트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는 본선 진출에 실패한 2015년 뉴질랜드 대회를 제외하고 5회 연속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특히 홍명보 현 대한축구협회(KFA) 전무 이사가 이끌었던 2009년 이집트 대회와 고 이광종 감독이 이끈 2013년 터키 대회에선 각각 8강에 진출하는 성과를 남겼다.
이번 4강을 이끈 선수단은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추며 함께 성장해왔다. 정 감독과 선수들은 18세 이하 대표팀 시절부터 함께 해왔다. 선수들의 장단점, 팀의 컬러 등을 확실히 이해하고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토너먼트를 돌파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조직력이나 승부처에서의 집중력은 합격점 이상을 줄 만하다는 평가다.
정우영(바이에른 뮌헨)이 팀 사정으로 불참했지만 월반한 이강인이 중원에서 한 수 위의 기술을 보여주고 있다. 오세훈(아산)은 차세대 대형 스트라이커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조커로 주로 투입된 엄원상(광주)이나 센터백 이재익(강원), '반대발잡이 사이드백' 최준(연세대) 등 다양한 포지션에서 미래의 한국 축구를 이끌 재목들을 발견한 대회가 됐다.
이런 가운데 스페인 언론 아스(AS)는 자국(自國)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에서 뛰는 이강인(발렌시아)을 치켜세웠다. 해당 매체는 "이강인은 의심의 여지없는 한국 최고의 스타"라면서 "그가 한국팀 흥망성쇠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술과 상대 위험 지역에서의 플레이가 두드러졌다"고 했다.
2001년생인 이강인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내세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였다. KBS TV 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를 통해 얼굴을 알린 이후 발렌시아에서 성장하며 팬들의 시선을 붙들었다. 지난해 10월31일 에브로와의 2018~2019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 32강 1차전을 통해 1군 무대에 데뷔했고 발렌시아와 정식 1군 계약을 맺으면서 관심도는 더욱 높아졌다.
지난 3월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성인 국가대표팀에도 발탁되는 등 재능을 인정받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두 살 많은 형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도, 중원을 이끄는 핵심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이날 1골 2도움의 성과를 만들면서 존재감을 입증했다.
발렌시아 2군 감독인 체마 산츠도 앞서 이강인을 칭찬했다. 지난 5일 라디오 마르카 발렌시아에 출연해 "대회에 참가한 모든 스카우터들이 이강인이 최고라고 했다"고 말했다."한국에서 최고란 말이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U-20 월드컵에 참가한 선수 가운데서 최고라는 뜻"이라고 했다.
한편 대표팀을 이끄는 정정용 감독은 "4강 신화를 재현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한 편의 영화와도 같은 극적인 승리를 일군 정 감독의 전술에는 뚝심이 있었다. 지금까지 한국이 잘 준비해 온 부분들을 이날 경기서도 잘 보여줬다.
기술이 좋은 이강인을 중원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프리롤'로 놔뒀고, 신장과 기술을 겸비한 오세훈(아산)을 전방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강인은 1골 2도움을 올리며 이날 한국이 만든 세 골을 모두 기여했고, 오세훈은 공격포인트는 없었으나 전방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를 펼쳤다.
수비에선 다소 고전했다. 세네갈이 한국의 측면을 공략하면서 전반엔 다소 내려앉았다. 세네갈은 빠른 크로스로 한국을 괴롭혔고 이 과정에서 실제로 실점도 했다. 첫번째 실점 장면은 후방에서 날아온 크로스의 대처가 미흡했다.
그러나 정 감독은 한국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쪽을 택했고 결과적으로 역사를 썼다.
교체카드도 과감했다. 전세진의 컨디션이 다소 난조를 보이자 비교적 이른 시간에 조영욱(서울)을 투입해 활력을 불어넣었다. 조영욱은 연장 전반 이강인의 패스를 받아 극적인 골을 터뜨리는 등 활약했다. 이강인이 체력적으로 힘들어한 연장 전반, 지금까지 한 차례도 출장하지 못한 센터백 김주성(서울)에게 기회를 주기도 했다.
정 감독은 경기 후 "밤늦게까지 응원해준 국민들에게 감사하다. 오기 전에 국민들과 약속한 부분을 지킬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2일 정 감독은 "여기까지 온 것도 큰 경험이다. 본선에선 즐길 생각이다. 이 경험을 통해서 선수들이 잘 되길 바란다“면서 "개인적으로는 4강 신화를 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약속했었다.
그는 4강 신화의 원동력으로 '원팀'을 꼽았다. 그는 "우리 팀은 하나다. 선수부터 코치진까지 모두 하나"라면서 "그게 우리의 힘"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아 줘서 고맙다. 코치진한테도 고맙다"며 역시 팀 전체를 챙겼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 F조에서 아르헨티나, 포르투갈,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경쟁했다. 포르투갈과 첫 경기에서 0대1로 졌지만 이후 경기력을 끌어올리며 남아공(1대0 승)과 아르헨티나(2대1 승)를 연속 격파했다. 2승1패를 기록, 조 2위로 16강에 오른 대표팀은 일본을 1대0으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그리고 이날 아프리카 강호 세네갈까지 꺾으면서 기적을 썼다.
4강에 진출한 한국은 에콰도르와 12일 오전 3시 30분에 루블린에서 결승행을 다툰다. 한국은 지난 18일 폴란드 그니에비노에서 에콰도르와 평가전을 치러 이강인의 결승골로 1대0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에콰도르를 꺾으면 이탈리아-우크라이나의 승자와 우승을 놓고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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