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발표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출생아의 기대수명은 남녀 전체 82.7년으로 전년대비 0.3년 증가했고 남자의 기대수명은 79.7년, 여자는 85.7년인 것으로 추정됐다. 사진=뉴시스

지난 2017년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연구팀은 오는 2030년에 태어날 국가별 남녀 기대수명을 예측하는 결과를 내놨는데 공교롭게도 우리나라 여성과 남성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한국 여성의 기대 수명이 사상 처음으로 90세를 넘은 90.8세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프랑스 여성으로 88.6세, 3위는 일본 여성 88.4세였다.
 
남성의 기대수명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남성의 기대수명이 84.1세로 세계 1위였다. 2위는 호주 남성 84.0세, 3위는 스위스 남성 83.95세였다. 종합하면 한국의 남성과 여성의 기대수명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그런데 다른 선진국에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남녀 기대수명 차이가 가장 컸다. 한국 여성(90.8세)은 남성(84.1세)보다 6.7년을 더 사는 것을 조사됐다. 기대수명이 높은 다른 국가들의 남녀 기대수명 차이는 3~5년이었다.
  
세계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더 오래 사는 것은 공통의 현상이지만 유독 한국 여성이 다른 나라 여성들보다도 수명 연장 속도가 빠른지는 아직 미스터리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는 5월 6일자 기사에서 “학자들은 생물학적, 사회적(음주·흡연율, 보건서비스 이용률), 의료적 원인에서 답을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 남성은 여성보다 폐암 사망률은 2.8배, 간질환은 3.1배, 심근경색증 등 허혈성 심장질환은 1.2배 높다. 교통사고 사망률도 2.9배 높다. 학자들은 "생물학적 요인이 있다"고 했다. 지난 2017년 한국 연구팀이 조선시대 내시들의 족보를 분석해보니, 내시 81명의 평균수명(70세)이 일반 양반보다 14~19세 길었다. 100세를 넘긴 내시도 3명 있었다. 남성 성호르몬이 배출되지 않는 내시가 장수했다는 것에서 남성 성호르몬이 수명을 단축시키는 것을 입증했다. 여성의 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DNA 손상을 막아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과 반대다.
   
사회적 요인도 크다. 홍윤철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남성들은 오래 일하고 흡연·음주도 많이 해 생활습관이 나쁘다"고 했다. 남성은 은퇴하면 몸을 안 움직이는데, 여성들은 직장 여성이건 전업주부건 평생 남성보다 바지런히 움직인다고 한다. 이웃·자식과 친하게 지내 할아버지들에 비해 고독감도 덜 느낀다.
   
WHO는 최근 '세계건강통계 2019'를 발표하면서 "생물학적으로 여성이 면역 반응이 더 잘 일어나, 5세 이하 여아가 남아보다 사망률이 낮다"며 "사회적으로 남자들이 '운수 직종' 등 위험한 직업에 더 많이 종사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2030년 기대수명 조사에서 한국인이 가장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난 것과 관련해 홍윤철 서울대 교수는 식문화 개선과 건강보험 체계가 동력이라고 설명한다. 개도국형 수명 증가의 동력은 보건·위생 개선에, 선진국형 수명 증가의 동력은 의료·복지가 발달해 중년 이후 사망률이 줄어드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두 가지가 동시에 개선된 특별한 ‘ 경우’라는 것이다.
    
과거보다 서구화됐다지만 여전히 한국인의 식탁엔 기름기 적은 음식과 야채가 풍성하며 우리처럼 전 국민이 쉽고 싸게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나라는 선진국 중에도 몇 곳 안 된다고 조선일보는 전했다. 실제로 1977년 건강보험이 도입된 뒤 1980년부터 한국인의 수명 연장 증가 속도가 크게 높아졌다.
   
우리나라 여성과 남성의 기대수명 차이가 큰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남성들의 과도한 음주가 원인일 공산이 크다고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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