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예술축제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프린지(Edinburgh Festival Fringe)'에 극단 후암 등 국내 4개팀이 참여했다. 이른바 '에든버러 페스티벌'을 앞두고 열린 '런던 쇼케이스'부터 에든버러 현장 공연까지 한달동안 영국 문화에 흠뻑 빠져들었던 생생한 현장을 전달한다.
'런던 쇼케이스'를 소개한 브로셔. 한국에서 건너간 극단 후암의 연극 '흑백다방'과 이브아 아트의 '레이디 맥베스' 그리고 제나탱고의 '스위트 탱고', 극단 낯선사람의 '그냥, 슬기로운 생활' 등에 대한 작품 내용과 공연 일정을 친절히 소개하고 있다.
과연 '한국 연극'이 영국에서 통할 수 있을까?
  
단언컨대 '그렇다'. 지난여름 기자는 그 ‘가능성’의 현장을 다녀왔다. 그동안 국내 제작진이 만든 음악·춤 관련 해외공연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연극 분야의 해외 진출은 드물었다.
    
지난 7월 27일 영국 런던 소재 새들러웰즈(Saddler's Wells)극장. 주영(駐英)한국문화원 주최로 열린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 런던 쇼케이스'가 이곳에서 열렸다. ‘런던 쇼케이스’는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공연팀의 작품을 영국 수도 런던에서 사전 홍보하기 위해 개최하는 행사였다. 당시 공연팀은 한국에서 건너간 ‘극단 후암’을 비롯한 4개팀. 쇼케이스 당일, 객석에는 일반 관람객과 공연 연출가, 제작자 등 200여명이 자리를 꽉 채웠다.
          
 
'2018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에 참가한 국내 4개 공연팀의 '런던 쇼케이스'가 열린 런던 소재 'Saddler's Wells' 극장.
 
 
쇼케이스 무대에 올라간 작품은 극단 후암의 연극 '흑백다방',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구미호 전설로 풀어낸 이브아 아트의 '레이디 멕베스', 국악과 아르헨티나의 탱고가 만난 제나탱고의 '스위트 탱고', 극단 낯선사람의 '그냥, 슬기로운 생활' 등이었다.
    
특히 극단 후암은 연극 '흑백다방'으로 세계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3년 연속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에 참가했다. '흑백다방'은 암울했던 한국사회의 1980년대 민주화 시절을 소재로 삼고 있다. 같은 역사를 경험하지 않은 서양인들이 한국 연극에 공감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기자는 그런 기대와 설렘 그리고 약간의 우려를 안고 영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것이다.
    
극단 후암은 올해 최초로 영국배우들과 함께 '흑백다방' 공연을 시도했다. 한국 연출가와 영국배우의 만남으로 새로운 버전의 흑백다방을 창작했다. 그동안은 한국배우들이 연기를 하고 영어자막을 띄우는 형태로 공연이 진행됐다고 한다.
    
  
'런던 쇼케이스'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이 공연을 보기 위해 접수대에서 티켓을 찾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한국배우와 영국배우들이 각각 팀을 이뤄 하루씩 번갈아가며 런던 관객에게 작품을 선보였다. 영국배우와 작품 작업을 위해 대본 번역, 배우 캐스팅, 사전 커뮤니케이션 작업이 동시에 이뤄졌다. 차현석 연출가의 탄탄한 내공과 영국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이 합쳐져 큰 시너지를 냈다.
          
'흑백다방' 작품을 본 관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공연을 마친 후 "줄거리가 인상적이다. 작품 구성이 흥미진진하다. 배우들의 연기력이 뛰어나다. 한국의 역사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등 관객들의 찬사가 이어졌다. 런던 쇼케이스에서는 공연 일부만 볼 수 있었다. 그런데도 관객들에게서 호평을 받은 것이다. 전체 공연을 보기 위해서 에든버러에 직접 가겠다는 관객도 있었다. 
     
   
영국배우 Nicholas Collett(왼쪽)와 Jonathan Kemp가 '흑백다방'에 출연해 진지하게 공연하고 있다.
     
런던 쇼케이스에 참가한 관객들이 '흑백다방' 공연을 본 후 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있다.
  
 
제나탱고의 '스위트 탱고' 공연을 본 한 관객은 "한국 전통음악을 처음 접했는데 아주 매력적이다"라고 호감을 나타냈다. 이브아 아트의 '레이디 맥베스'에 대해서는 "한국 사람의 셰익스피어에 대한 해석이 신선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27일 런던 쇼케이스를 시작으로 한 달가량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공연이 이어졌다. 런던과 에든버러 현장에서 직접 체험한 축제의 생생한 순간들을 몇 회에 걸쳐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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