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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억만장자 로버트 F 스미스는 5월 19일(현지시각)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사립대학 모어하우스 칼리지 졸업식에 참석해 연설 도중 “2019 학년도 졸업생 전원의 학자금 융자액을 몽땅 갚아주겠다"고 말했다. 사진=WSJ 캡처 |
미국의 대학등록금은 비싸기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자금 대출을 받고 있다. 현재 4400만명이 총 1700조원에 달하는 학자금 대출을 안고 있다고 한다. 1인당 평균 3800만원에 달한다. 졸업 후 5~15년간 학자금 대출을 갚기 위해 돈을 버는데 다 갚을 때쯤이면 결혼 시기가 다가온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억만장자가 대학졸업식 축사연설 중 "졸업생 여러분들의 학자금 빚을 내가 대신 전부 갚아주겠다"고 선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억만장자 로버트 F 스미스는 5월 19일(현지시각)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사립대학 모어하우스 칼리지 졸업식에 참석해 연설 도중 “2019 학년도 졸업생 전원의 학자금 융자액을 몽땅 갚아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 나라에서 8대에 걸쳐 살아온 우리 집안을 대표해 (졸업생) 여러분들의 버스에 기름을 조금 넣어주겠다"며 "(졸업하는)학생 여러분들의 (학자금) 대출을 없애주기 위한 보조금(grant)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졸업생들이 동일한 기회를 얻어 앞으로 나가게 하자"면서 “우리 모두가 아메리칸 드림의 기회를 가지고 있다. 우리의 행동, 말, 그리고 신념을 통해 서로 그것(아메리카 드림)을 보여주자"고 호소했다.
로버트 스미스는 평소 대졸자들의 학자금 빚 문제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고 한다. 이에 축사를 하기 며칠 전 졸업생들의 빚을 모두 갚아주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이날 모어 하우스 칼리지를 졸업한 학생 가운데 학자금 빚을 지고 있는 학생은 400여명이었다. 대출금 총액은 분명하지 않지만 약 4000만달러(약478억원)로 추정된다고 학교 측은 밝혔다. 이 학교의 등록금은 1년에 2만5368달러로, 기숙사비 등 다양한 비용을 모두 합치면 1년에 약 4만8000달러(약 5729만원)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에 따르면, 학생의 약 90%가 학자금 대출을 받고 있으며 1인당 평균 3만5000~4만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데이비드 토머스 총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로버트 스미스가 연설에서 이같은 약속을 할 것이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억만장가 로버트 스미스는 과연 어떤 인물일까.
그는 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기술 관련 투자회사 비스타 이퀴티 파트너스의 최고경영자(CEO)이다. 미 흑인 사업가들 중 손꼽히는 부호이자 자선사업가로, 약 45억 달러의 자산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스미스는 2017년 자신의 재산 대부분을 기부하는 '기부서약'에 서명한 바 있다. 무어하우스 컬리지에는 이미 150만 달러를 기부한 바 있다.
무어하우스 컬리지는 스미스의 모교가 아니다. 그는 코넬대와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하지만 무어하우스 칼리지가 역사적으로 흑인 남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학교란 점 때문에 이번 기부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 영화감독 스파이 리, 영화배우 새뮤얼 L 잭슨, 인권운동가 줄리언 본드 등이 이 학교 졸업생이다. 스미스는 자신이 존경하는 킹 목사의 생가(生家)를 구입해 국립공원에 기부하기도 했다.
스미스는 모교인 코넬대에는 흑인 및 여학생들을 위해 약 5000만 달러를 기부한 적이 있다.
이날 졸업한 한 학생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감격해했다. 자신을 포함해 졸업생들이 스미스의 말을 처음엔 잘못 들었나 생각했었다는 것이다. 그는 “졸업장을 받으러 무대 위에 올라갔을 때 스미스와 악수하면서 직접 물어보니 ‘빚 걱정 말고 세상에 나가서 일을 해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모어하우스 칼리지의 존 실바누스 윌슨 전(前) 총장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스미스의 학자금 대출 탕감 발표를 "고귀한 행동이자 굉장한 투자"라고 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백악관의 흑인대학 발전을 위한 이니셔티브를 이끌었던 윌슨 총장은 "스미스는 현명한 투자가"라면서 “그는 (졸업생들로 하여금) 선행나누기에 도전하도록 했다. (스미스의 도움을 받은) 젊은이들은 평생에 걸쳐 다른 사람들에게 선행을 베풀 것"이라고 말했다. 선행(善行)이 또 다른 선행을 가져올 것이라는 얘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