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바이오기업 ‘이노비오’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속 허가 절차를 받아 오는 6월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에 들어가며 연말에는 독감 예방주사처럼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한다. 사진=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코로나19가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현상을 보이는 가운데 재미(在美) 한국인 과학자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완료하고 동물실험에 착수했다고 조선일보가 2월 21일 단독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 바이오기업 ‘이노비오’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속 허가 절차를 받아 오는 6월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에 들어가며 연말에는 독감 예방주사처럼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한다.
 
이 회사를 운영하는 재미교포 조셉 김(한국명 김종) 대표는 최근 서울에서 가진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을 막을 DNA 백신을 이미 개발했다"며 "동물실험을 거쳐 이르면 6월부터 미국에서 임상시험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 대표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백신,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에볼라 백신 등을 개발했다. 신문은 “신종 전염병이 발생할 때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백신 개발을 의논할 정도로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인정받는 세계적인 과학자"라며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 웰컴트러스트 등이 참여한 국제민간기구인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지난 1월 23일 이노비오와 900만달러(약 108억원) 지원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11세에 미국으로 이민을 가 매사추세츠공대(MIT)를 거쳐 펜실베이니아대에서 면역학 박사 학위와 와튼스쿨의 경영학 석사 학위를 동시에 받았다고 한다. 글로벌 제약사인 머크에서 연구원으로 있다가 지도교수인 데이비드 와이너 교수와 2001년 바이오 벤처기업 VGX를 설립했고 이후 DNA 주입 기술을 가진 이노비오를 인수·합병해 2014년 나스닥에 상장시켰다. 김 대표는 2002년 MIT 발간 테크놀로지 리뷰의 '젊은 혁신가 100인', 2006년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의 '젊은 글로벌 리더'에 선정된 적이 있다.
 
조선일보는 “FDA는 이노비오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신속 허가 절차를 적용해 임상시험을 빠르게 진행하도록 허가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중국 정부도 신속 허가 절차에 합의했으며 한국 정부와도 같은 협의를 하고 있다"며 "브라질에서 발생한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백신은 설계에서 임상시험까지 7개월 걸렸는데 이번에는 한두 달은 더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DNA 백신은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인체에 주입해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기존 백신처럼 바이러스 자체나 일부분을 쓰는 것보다 안전하고 바이러스 배양이 필요 없어 개발 기간이 많이 단축된다고 한다. 이노비오는 지난달 10일 중국 과학자들이 바이러스의 유전자 해독 결과를 공개하자 곧바로 DNA 백신 설계에 들어갔다. 김 대표는 "3시간 만에 컴퓨터로 DNA 백신 설계를 마쳤다"며 "메르스 백신을 개발한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메르스와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모두 코로나바이러스에 속한다. 이노비오는 앞서 CEPI로부터 5600만달러(약 671억원)를 지원받아 메르스 백신을 개발했다. 다른 곳에서도 메르스 백신이 개발됐지만 임상시험까지 들어간 것은 이노비오가 유일하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도 한 달에 한 번씩 두 번 접종하는 메르스 백신의 방식을 그대로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영완 조선일보 과학전문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새로운 전염병은 개별 국가나 기업이 대응하기는 어렵다"며 "국제기구가 나서 백신 개발을 지원하고 공공재로 백신을 비축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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