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월 7일 트위터에 올린 추모의 글.
 
설 연휴 기간에 응급실을 지키다 운명을 달리한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에 대한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월 7일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님의 순직을 추모한다"라는 글을 SNS 계정을 통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사랑하는 남편과 아버지, 자식을 잃은 유가족께 깊은 위로 말씀을 드린다"며 “고인은 정말 자랑스러운 남편이자 아버지였으며 명예로운 대한민국의 아들이었다. 진심으로 국민과 함께 아픔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설 연휴에도 고인에게는 자신과 가족보다 응급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 먼저였다"며 “사무실 한편에 오도카니 남은 주인 잃은 남루한 간이침대가 우리의 가슴을 더 아프게 한다"고 적었다.
 
문 대통령은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숭고한 정신 잊지 않겠습니다. 부디 영면하십시오"라고 글을 맺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을 “우리 사회의 의인이고 영웅"이라고 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한 사람의 의료수요자로서 또 정치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감사한 마음과 죄송한 마음이 교차한다"며 “우리 모두가 안전한 일상을 보내고 가족과 함께 편안한 명절을 보낼 수 있었던 데에는 고 윤 센터장과 같은 남모를 헌신과 희생이 있었다"고 썼다.
  
그러면서 “고인의 순직을 계기로 의료분야 등에서 근로시간 단축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그렇지 않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앞뒤 가리지 않은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기계적이고 일률적으로 (근로시간을) 단축 적용한 것이 누군가의 근로 시간은 오히려 더 늘리고 누군가의 근로환경은 더 열악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며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앞서 고인은 설 전날인 지난 4일 오후 6시쯤 자신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한 평 남짓한 그의 사무실 한쪽에 낡은 1인용 침대가 있다고 한다. 고인은 이 침대에서 잠시 쉬다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설날에 귀성하기로 했다가 주말 내내 연락이 닿지 않자 지난 4일 사무실로 찾아온 아내에 의해 발견됐다.
     
전남대 의대를 졸업한 고인은 모교에서 응급의학과 전문의 1호가 됐다. 이후 지난 2002년 문을 연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 응급의료기획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2년에 센터장으로 승진했다.
     
고인은 응급의료 전용헬기를 도입하고, 응급진료 정보망 시스템을 만드는 등 국내 응급의료, 외상의료, 재난의료 체계를 구축한 의사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전국 17개 응급의료지원센터를 총괄하는 중앙응급의료센터 재난응급의료상황실에서 재난상황을 감시하고 지원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온 것이다.
    
고인은 생전(生前) “응급의료는 그것(긴 연휴)만으로도 재난"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윤 센터장의 순직과 관련해 “응급의료계에 말도 안 될 정도로 기여해온 영웅이자 버팀목"이라며 “어깻죽지가 떨어져 나간 것 같다"고 한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경찰은 윤한덕 센터장의 사인(死因)에 대해 ‘관상동맥경화에 따른 급성심장사’라고 했다. 쉽게 말해 심장 돌연사로 목숨을 잃은 것이다.
 
의학계에 따르면, 심장 돌연사의 직접적 원인은 급성 심근경색이다. 급성 심근경색은 심장혈관이 갑자기 막혀 심장 근육이 괴사하는 질환이다. 흔히 동맥경화증을 앓는 사람에게 발생하기 쉽다. 하지만 동맥경화가 심하지 않은 젊은층에서도 심근경색이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심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담배를 많이 필 경우 급성 심근경색이 발생하기 쉽다.
     
한편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는 문재인 대통령, 이낙연 국무총리,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 등 정부 인사들과 정치권, 의료계 등에서 보낸 근조 화환이 줄을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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