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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7월 18일 금리 인하를 발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한 번의 금리인하로 기준금리가 당장 실효하한에 근접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책적 여력이 남아있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 수출 규제가 확대되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다"고도 했다. 사진=뉴시스DB |
연내에 한국은행(이하 한은)의 금리 인하 조치가 한 번 더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 같은 조치가 과연 우리 경제를 살릴 수 있을까.
한은은 7월 18일 전격적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당초 예상보다 한 발 앞선 금리인하로 경기부양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만큼 연내 있을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 회의에서 다시 금리를 추가로 내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은이 만약 한 번 더 금리를 내릴 경우 기준금리는 연 1.25%로 사상 초저금리 수준이 된다.
앞서 한은은 기준금리를 기존 연 1.75%에서 0.25%p 낮춘 연 1.50%로 인하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린 것은 지난 2016년 6월 이후 3년1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번 결정으로 지난 2017년 11월부터 이어진 금리인상 기조는 1년8개월 만에 모습을 감추게 됐다.
물론 우리 경제는 수출이 곤두박질치며 경제 성장세가 악화되고 있어 경기 부양 차원의 금리인하는 불가피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올해 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경기회복을 뒷받침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했다. 이에 한은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2%로 0.3%p나 낮춰 잡았다. 경제 전문가들은 한은이 4분기에 금리 추가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까지 꾸준한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잠재성장률이 추세적으로 둔화해 실효하한 금리도 낮아진 만큼 충분히 금리를 내릴 여지가 있다는 논리다. 1~2차례의 금리인하는 경기부양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점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불확실성 요인이 완화되지 않는 한 한은이 10월에 기준금리를 연 1.25%까지 내리고 내년 상반기 1.00%까지 낮출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며 "2020년부터 장기 저금리 시대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도 7월 18일 금리 인하를 발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한 번의 금리인하로 기준금리가 당장 실효하한에 근접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책적 여력이 남아있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 수출 규제가 확대되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다"고도 했다.
이 총재는 "구체적으로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 지금 설명하기는 어렵다"며 "악화되는 쪽으로 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으니 그렇게 되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권은 일본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정치권과 경제 전문가들이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차가 크다. 우리 경제에 암울한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다음은 이주열 총재의 기자간담회 일문일답이다.
-일본 수출 규제가 우리 경제에 영향 있었나. 앞으로 실질적으로 타격 있을까.
"일본의 수출 규제가 현실화되거나 확대되면 수출과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이 적다고 할 수는 없다. 이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지금 설명하기는 좀 어렵다. 단지 악화되는 쪽으로 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으니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해결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성장률 등 거시경제 전망시 일본의 수출 규제 영향을 부분적으로나마 반영했다."
-한일 무역갈등이 경제총생산(GDP)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지 수치화된 자료가 있나. 일본 수출제한 조치나 보복이 가시화될 경우 한은이 취할 수 있는 접근법에는 통화정책이 포함되나.
"수치화해서 말하기는 어렵다. 일본 수출규제가 현실화되면 분명히 부정적 영향을 주겠지만 그게 실제 현장에서 어떤 강도로 집행될지 상황을 예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상시 모니터링하고 한은이 해야 할 노력이 있다면 철저히 대비하겠다."
-지난 6월에 "통화정책 여력이 없다"고 했다. 금리를 한 번 더 내리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뜻인가.
"기축 통화국이 아닌 우리나라는 기준금리 실효하한이 선진국보다는 높다. 이번에 기준금리가 1.5%로 낮아졌기 때문에 정책 여력도 축소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한번의 금리인하로 기준금리가 당장 실효하한에 근접하게 되는 건 아니다. 현재 한은이 어느 정도의 정책 여력은 갖고 있다. 실효하한은 추정방법에 따라서 레인지가 크다. 여러 실효하한을 염두에 두면서 통화정책 운영하겠다."
-현재 기준금리가 실효하한 기준금리에 근접한 건가. 실효하한 금리가 추가적인 완화 조치를 제한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