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한 방안 마련을 위한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7월 12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해 세계무역기구(WTO) 상품무역이사회에 공식 문제제기를 한 가운데 오는 23일부터 이틀 동안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WTO 일반이사회에 일본 수출규제 조치의 문제점과 부당성을 설명할 예정이라고 산업통상자원부가 7월 14일 밝혔다.
  
우리 정부의 요청으로 WTO 일반이사회에서 일본 수출규제 조치가 정식 의제로 논의된다. 일반이사회는 각료회의를 제외하면 WTO 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에 해당한다. 정부는 일반이사회에서 일본 조치의 문제점에 대한 WTO 회원국들의 이해를 높이고 공감대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한편 일본을 긴급 방문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박6일 간 일본 출장에서 돌아온 다음날 반도체·디스플레이 경영진들과 긴급사장단 회의를 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소식통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일본 출장에서 돌아온 다음날인 7월 13일 반도체·디스플레이 경영진들과 긴급사장단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삼성전자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을 총괄하는 김기남 DS(디비이스솔루션) 부문 부회장과 진교영 메모리사업부 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일본 출장 결과를 사장단과 공유하고 경영진과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급현황과 사업에의 영향, 향후 대응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사장단에 "단기 현안 대체에만 급급하지 말고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의 큰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며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한편 흔들리지 않고 시장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자"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특히 사장단에게 비상상황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 마련을 지시하면서 “향후 일본의 수출 규제가 휴대폰과 가전 등 다른 사업분야로 확대될 가능성까지 대비하라"며 경우의 수를 대비한 대처 방안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미쓰비시 UFJ 파이낸스 그룹을 비롯한 대형 은행 3곳의 경영진과 만났다. 삼성전자 거래처와도 접촉해 일본 조치에 따른 리스크를 경감하고 피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대형 은행 경영진과 만나 수출규제로 인해 한국 내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반일 시위가 확산돼 한일 관계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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