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설립자는 발사 전날인 3월 1일(현지시각) 유인 캡슐 크루 드래건에 탑승한 마네킹 리플리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사진=일론 머스크 트위터 캡처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미국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가 3월 2일(현지시각) 유인 캡슐을 탑재한 로켓을 시험 발사해 성공했다.
 
스페이스X에 따르면, 미국 동부 시각으로 이날 오전 2시 49분(한국시각 2일 오후 4시 49분)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 있는 39A 발사대에서 유인 캡슐 ‘크루 드래건(Crew Dragon)’을 탑재한 팰컨 9 로켓이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크루 드래건은 유인 캡슐이지만 이번 시험 비행에서는 실제 우주인이 탑승하지 않았다. 우주인 대신 인간과 비슷한 형태의 마네킹인 ‘리플리’와 400파운드(약 181㎏) 무게의 짐만 실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2월 22일 '크루 드래곤'의 시험 발사를 승인했다. 크루 드래곤은 미국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에서 팰컨9 로켓에 실려 예정대로 2일 오전 2시49분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NASA TV는 오전 2시부터 웹과 유튜브를 이용해 발사 장면을 방송했다.
 
데모-1로 불리는 이번 시험은 우주선의 발사부터 우주정거장 도킹, 대서양으로 착수(着水)에 이르는 과정을 수행하게 된다. 크루 드래곤은 3일 오전 우주정거장에 도착한 후 3월 8일에는 도킹을 해제하고 지구 대기에 재진입, 낙하산을 이용해 바다에 착수하게 된다.
  
이번에 탑재된 ‘크루 드래곤’은 세계 최초의 민간 유인 우주 캡슐이다. 2017년 2월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인 머스크가 민간 우주여행 계획을 발표하면서 만들어졌다. 기존에는 '드래곤'이라는 이름으로 짐을 담는 화물 수송선으로 사용됐지만 우주인이 탈 수 있도록 내부가 개조됐다.
 
7명의 비행사를 태울 수 있는 크루 드래곤은 이번 시험 발사에서는 사람 없이 약 180㎏ 가량의 화물을 실었다. ATD(anthropomorphic test device)로 불리는 인간을 본뜬 마네킹이 비행석에 앉았다. 마네킹은 스페이스X의 우주복을 입고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힘과 가속도 등을 측정한다. 이 인형은 영화 에일리언에서 시고니 위버가 연기한 주인공의 이름을 따 '리플리'라는 별명이 붙었다.
  
스페이스X는 5~6월에 비상탈출시스템을 시험하고 오는 7~8월에는 실제 유인 우주비행에 나설 계획이다.
  
미국은 지난 2011년 우주왕복선 아틀란티스가 은퇴한 뒤에는 러시아 우주선을 이용해 우주인을 우주정거장으로 수송해 왔다. NASA는 자체 로켓인 아레스 1호를 개발 중이었지만 가격이 비싸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프로젝트가 취소됐다. NASA는 민간 우주개발 기업과 손을 잡고 더 낮은 비용으로 우주인들을 우주로 실어 나를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 서울스트리트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