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금 회장은 5년 7개월만에 그룹 모태인 정수기 전문업체 '코웨이'를 되사들였다. 사진=웅진그룹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10월 29일 서울 종로플레이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 그룹 모태인 정수기 전문업체 ‘코웨이’를 5년 7개월 만에 되찾은 것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자리였다. 윤 회장은 “오늘은 감회가 아주 새롭다"면서 “다시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코웨이를 1조6850억원에 되샀다. 2013년 1월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1조2000억원에 팔았던 ‘자식’을 되찾게 된 것이다. 웅진 측은 “웅진·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 MBK파트너스와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해 코웨이 지분 22.17%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내년 3월경 코웨이 인수 과정이 완료되면 원조 브랜드 '웅진코웨이'를 앞세워 국내외 시장을 본격 공략할 계획이라고 한다.
      
윤석금 회장은 1945년생이다. 백과사전을 들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돈을 벌기 시작했다. 1980년 직원 7명으로 출판사를 설립한 후 1988년 웅진식품, 이듬해 웅진코웨이를 세웠다. 이후 건설·금융·태양관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2010년에는 연 매출 5조3732억원 규모의 웅진그룹으로 성공을 거두는 듯했다.
    
하지만 무리한 사업 확장에 회사 전체가 흔들려 결국 2012년 법정 관리를 신청했다. 2013년 웅진코웨이를 비롯해 웅진케미칼·웅진식품 등 알짜 계열사를 매각했다. 윤 회장은 1000억원대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 등 혐의로 사법처리되기도 했다.
     
윤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38년 전 출판업을 시작해 한 해 1000%까지 상상할 수 없는 성장을 해 왔다. 내가 손대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자만 때문에 전공이 아닌 건설과 저축은행 사업에 손을 대 고통을 겪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인수한 코웨이는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어 잘할 수 있고 가장 좋아하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아는 분야부터 하라"고 조언해왔다. 자신의 말을 스스로 이행하는 셈이다. 윤 회장은 “서비스와 시스템 혁신을 통해 웅진그룹의 성장 원동력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실패를 이겨내는 집념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한 번 실패했지만 혼신의 힘을 바치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걸 보여줘 기쁘다. 많은 중소기업인과 젊은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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