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 장병들이 지난 3월 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일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방역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국내 경기상황에 대해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가 확산됨에 따라 경기 전반이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3월 8일 'KDI 경제동향 3월호'를 통해 “1월에는 설 명절 이동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를 감안할 경우 생산 증가세가 전월과 유사한 수준을 보인 가운데 경기 동행지수와 선행지수도 소폭 상승하는 등 경기 부진이 완화되고 있었다"면서도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된 2월에는 수출이 중국을 중심으로 부진했으며 내수도 경제심리 악화로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KDI는 또 "중국 수요가 둔화되고 중국산 부품의 수급 차질로 자동차생산도 축소되면서 2월 일평균 수출이 크게 감소한 가운데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등 대외 여건도 악화되는 모습"이라며 "소비자심리지수(CCSI)와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급락하면서 코로나19의 부정적인 영향이 내수에도 파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KDI는 "금융시장에서도 향후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면서 주가와 원화가치가 하락하고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앞서 KDI는 작년 말까지 '경기 부진'이라는 문구를 써왔지만 올해 들어서는 "경기 부진 완화 가능성"(1월호), "경기 부진이 완화됐다"(2월호) 등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 이후 다시 경기 부진이라는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

KDI는 코로나19 확산이 기업들의 투자심리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KDI는 한국경제연구원의 투자 BSI 실적치가 전산업(95.5→89.5), 제조업(96.5→87.8), 비제조업(94.1→91.8)까지 모두 큰 폭으로 둔화됐다는 점을 인용하며 "투자심리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KDI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노동시장 전반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일용직 취업자 증가폭이 크게 축소됐던 2015년 6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사례를 들며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될 경우 서비스업과 일용직을 중심으로 취업자 증가폭이 축소될 수 있다"고 했다. 세계경제에 대해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등 글로벌 경기하방 압력이 크게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KDI는 "세계 산업생산과 교역량 증가율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고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으로 2월 이후 주요 지표들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며 "대부분의 기관들은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중국 및 주변 국가들의 경기 부진으로 인해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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