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EU의 무역협정이 기간 내에 완료되지 않는 등 노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렉시트 관련 관계부처 대응회의. 사진=뉴시스DB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의 현실화를 앞두고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은 없을까. 올해 말까지는 기존처럼 EU 관세동맹이 유지되고 그 이후에는 한·영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돼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하지만 일부는 영국과 EU의 무역협정이 기간 내에 완료되지 않는 등 노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영국이 오는 1월 31일 오후 11시 브렉시트를 이행해도 올해 말까지는 한·EU FTA를 적용받게 된다. 이후 2021년 1월1일부터는 한·영 FTA가 발효될 예정이다. 다만 영국과 EU가 전환기간(올해 12월 31일까지)을 연장하면 한·영 FTA 발효는 그 이후로 밀리게 된다. 전환기간은 영국과 EU가 원활한 브렉시트를 위해 설정한 것으로 이 기간 영국은 EU의 관세동맹과 단일시장에 남아있게 된다. 유럽연합(EU)의 입법부인 유럽의회는 1월 29일 브렉시트를 최종적으로 승인했다. 이로써 영국은 2016년 6월 국민투표에서 EU 탈퇴를 결정한 이후 3년 7개월 만에 EU를 떠나게 됐다.
   
정부는 브렉시트로 인해 수출 기업들의 심리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제도적으로는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는 입장이다. 양국은 지난해 6월 한·영 FTA의 원칙적 타결을 공식 선언한 바 있다. 이후 10월에는 아시아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국회 본회의에서 비준을 완료했다.
 
한·영 FTA 내용을 보면 먼저 관세의 경우 한·EU FTA 양허를 동일하게 적용해 모든 공산품의 관세 철폐를 유지하게 된다. 이에 자동차, 자동차부품 등 주요 수출품을 현재와 같이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다.
 
원산지 기준은 FTA 발효 이후 3년 동안 한시적으로 EU를 경유해도 직접 운송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이 기간에는 EU 물류기지를 거쳐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EU산 재료를 사용해 생산한 제품도 역내산으로 인정된다. 이는 기존 생산·공급망 조정에 따른 소요시간을 감안한 것이다.
 
지식재산권 보호 차원에서 제품에 대한 지리적 표시도 그대로 인정하기로 했다. 해당 품목에는 보성녹차, 순창전통고추장, 이천쌀, 고려홍삼, 고창복분자, 진도홍주 등 64개 품목이 포함된다. 영국의 경우 스카치위스키와 아이리시위스키 등 2개 품목이 보호 대상이다.
 
영국과 EU가 전환기간 내에 새로운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못할 경우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러면 한·영 FTA로 관세에는 영향이 없겠지만 통관 지연과 인증·표준 적용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도 얼마 전 보고서에서 이런 점을 지적했다. 영국과 EU의 협상이 관세, 보조금, 경쟁 및 환경, 표준 등 다양한 분야가 포함된 포괄적 무역협정으로 진행된다면 11개월 안에 협상을 타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EU 회원국 각각 의회 비준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 곳이라도 반대하면 발효될 수 없다. 김정균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양측의 무역협정이 완료되지 않고 전환기간이 종료되면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관세와 통관, 인증 제도 변화에 따른 기업 영향 점검이 필요하다"며 "한·영 FTA 업그레이드 협상에서 정부는 양국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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