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속 저물가가 지속되는 디플레이션 우려는 한층 커지게 됐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의 경제 상황에 대한 심리를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는 두 달째 상승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 초기 급등했던 돼지고기 가격이 소비심리 위축과 유통물량 증가 영향으로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돼지고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DB

미래 물가상승률에 대한 기대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석 달 연속 기대인플레이션율이 하락하면서 다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경기침체 속 저물가가 지속되는 디플레이션 우려는 한층 커지게 됐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의 경제 상황에 대한 심리를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는 두 달째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10월25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한 달 전보다 0.1%포인트 하락한 1.7%를 기록했다. 지난 7월(2.1%) 이후 석 달째 하락세다. 지난 2002년 2월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을 나타낸다. 지난 2013년 8월부터 6년간 2%대 수준을 유지해왔으나 지난달 1%대로 떨어지더니 이번에 추가로 내려간 것이다.
 
한은은 기대물가가 하락한 이유에 대해 소비자물가상승률 등 지표물가가 낮게 나오면서 일반 소비자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물가인식도 지난달 1.9%에서 이달 1.8%로 내려갔다.
 
저물가 우려감이 지속된 것과 달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8.6으로 전월대비 1.7포인트 상승했다. 지난달에 이어 두달째 상승한 것이다. CCSI는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주요한 6개 지수를 표준화한 지표다. 소비자심리지수가 개선된 것은 미·중 무역협상 진전, 주가 상승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조사는 10~17일 이뤄졌기 때문에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등 경기지표 부진에는 영향을 덜 받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수는 여전히 기준선(100)을 넘지 못했다. 기준선 밑이면 과거(2003년 1월~지난해 12월) 평균치보다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더 많다는 뜻으로 아직까진 경기 비관론이 우세한 모습을 보였다.
 
세부적으로 현재경기판단(72)과 향후경기전망(77) CSI가 각 4포인트, 2포인트 올라 2개월 연속 상승했다. 가계 재정상황과 관련해선 6개월 후 전망을 나타내는 생활형편전망 지수가 93으로 1포인트 상승했다. 소비지출전망도 108로 2포인트 올랐다. 다만 현재생활형편(92), 가계수입전망(97) 지수는 제자리걸음했다.
 
주택가격전망은 115로 전월대비 6포인트 뛰어 올라 지난 4월부터 7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앞으로 1년 뒤 집값 만큼은 오를 것이라는 응답이 더 늘었다는 얘기다.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가격 오름세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됐다. 이는 지난해 9월(128) 이후 1년1개월만에 최고치였다.

 

 

ⓒ 서울스트리트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