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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민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7월 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정책토론회 기조연설에서 "더 늦기 전에 충분한 규모의 재정 확장이 필요하며 내수 진작 효과가 크고 생산에 도움이 되는 분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 5월 열린 '문재인 정부 2년, 경제·노동 정책의 성과와 과제' 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발표하는 장면이다. 사진=뉴시스DB |
이제민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7월 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정책토론회 기조연설에서 "더 늦기 전에 충분한 규모의 재정 확장이 필요하며 내수 진작 효과가 크고 생산에 도움이 되는 분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적절한 재정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 부의장은 "일본은 1991년 버블 붕괴 후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쳤지만 경기부양과 성장능력 제고에 실패하고 적자만 확대됐다"며 “일본이 걸었던 길을 걸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낮은 절대 금리 수준과 환율·부동산 투기 재발 등 정책운용상의 제약이 있어 통화정책은 한계가 있고 통화정책을 사용한다면 재정정책과 결합할 필요가 있다"면서 "추가경정예산을 조속히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경제 장기침체 가능성에 대비해 내수 비중을 올리는 쪽으로 경제발전 전략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확대 재정을 통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소득불평등, 저출산·고령화, 청년 실업 개선을 위해서도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990년대 일본 정책실패의 원인은 신속한 대응이 이뤄지지 못했고, 불황수준 대비 재정정책 규모가 충분하지 못했다는 게 이 부의장의 진단이다. 또 당시의 재정정책이 산발적으로 이뤄진 데다 방만한 사회간접자본 건설, 무리한 선심성 공공사업이 추진된 데 문제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 부의장은 "빠른 시일 내에 재정을 확장하되 생산적으로 해야한다. 총수요 확대를 통해 경기침체를 막음과 동시에 경제 전반의 생산성 제고를 유도해 장기적인 확대 균형을 도모해야 한다"며 생산적 재정확장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우리 경제의 성장능력을 높일 수 있는 곳, 사회안전망을 확충할 수 있는 곳, 지출구조를 개선하는 생산적인 방향으로 재정확장이 이뤄져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 부의장은 "1960~70년대 고도성장기에 집중 건설된 기반시설의 노후화가 급속도로 진행됐다"며 "기존 인프라를 개·보수 하고, 미래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기반기술을 활용한 인프라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며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전자정부서비스 고도화 등을 예로 들었다.
이 부의장은 "핵심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투자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며 "AI, 시스템 반도체, 데이터 사이언스 등 인력을 육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올해부터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아지는 인구 자연감소가 시작된다"며 "저출산 대응을 위한 재정 지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우리나라의 사회복지지출 규모는 전년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11%로, 이는 국제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 수준"이라며 "사회통합과 경제회복력 제고를 위한 사회안전망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부의장은 "건강·교육 투자 활성화와 유능한 인재 사장(死蔣) 방지로 공급측면의 성장에 기여해야 한다"며 "기초생활보장과 사회보험의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고 재정확장의 방향성을 설명했다. 아울러 "재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지출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며 "공공일자리 확대는 기존 인력의 직무분석과 신규채용 직원의 직무급 전환 등의 병행이 필요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도 민간부문과의 보수격차 축소 등 개혁과 병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