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평화가 경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사진=청와대
“(청와대 장하성) 정책실장이 아마 자기 희망을 표현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월 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 장하성 실장이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협의회에서 “내년에 경제성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이렇게 말했다.
              
김 부총리는 “지금은 하방위험 가능성이 크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우리가 어떻게 이 경제의 모멘텀을 돌릴까에 다같이 신경써야 할 때"라며 "대통령이나 총리나 저나 경제문제에 대해 노심초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장하성 정책실장도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했다. 그런데 김 부총리의 견해와 다른 자신의 입장을 일관되게 주장했다. 장 실장은 “경기 둔화나 침체라는 표현에는 동의하지만 위기에 빠져 있다는 표현은 과하다는 것"이라며 "과거 우리 경제나 세계 경제에서 경제 위기라고 정의하는 것은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 정도였다. 현재 국가 경제가 위기에 빠져 있다는 말은 경제적으로 과한 해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 실장은 문재인 정부가 가장 잘한 정책으로 "경제적으로 본다면 저소득층을 위해, 중산층을 위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시행한 것"이라고 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작년 대선 전부터 '평화가 경제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남북관계 개선 및 한반도 평화를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올해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평화가 경제"라고 강조하면서 남북관계 개선 등을 강조했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경제가 평화"라고 되받아쳤다.
 
정치권이 평화냐, 경제냐를 놓고 다투는 사이 실물경제 지표는 계속 악화하고 있다.
         
   
'평화가 경제다' '경제가 평화다'며 정치권이 다투는 사이 실물경제 지표는 더욱 나빠지고 있다.
    
   
한편 이날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18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 올해와 내년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7%와 2.6%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취업자 수 증가 폭 전망치도 올해 20만명대 중반에서 7만명으로, 내년 20만명대 초반에서 10만명으로 대폭 낮췄다.
  
KDI의 이같은 전망 수치는 올 상반기에 전망했던 올해 2.9%, 내년 2.7%에 비해 각각 0.2%포인트와 0.1%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올해 성장률 2.7%는 2012년 당시 유럽 재정위기로 수출이 힘들었을 때의 수치(2.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KDI는 투자 부진이 심화하는 가운데 소비증가세도 완만해지면서 내수 성장세가 둔화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한 뒤, 한국경제의 활력을 높이고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구조개혁 정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이 과정에서의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대안을 장기적 관점에서 준비하고 실행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김현욱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반도체 외 기업의 투자 계획이 상당히 지연 또는 취소되면서 전반적 투자의 감소세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설비투자가 지속해서 저조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우리 산업경쟁력에 크게 우려되는 부분이다. 산업경쟁력 강화 노력 없이는 앞으로 우리 경제가 괜찮은 성장률을 회복하는 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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