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이 미국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와 상업용 인공위성 사진업체 플래닛랩스로부터 입수한 함경남도 신포조선소 일대 최신 위성사진. 사진=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플래닛랩스

북한이 최근 제작한 신형 탄도미사일잠수함(SSB)의 진수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CNN이 9월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CNN은 함경남도 신포조선소 일대 최신 위성사진을 분석하면서 "잠수함 진수 준비작업을 감추기 위한 위장막으로 추정되는 구조물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해당 사진은 미국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와 상업용 인공위성 사진업체 플래닛랩스가 촬영한 것이다.

 
CNN에 따르면,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소장은 "북한이 새 잠수함을 숨기기 위해 보안이 확보된 선박 계류장에 (위장막 등) 구조물을 세웠다"면서 "이는 잠수함이 이미 진수됐거나 곧 진수될 것임을 뜻한다"고 밝혔다.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CNS)의 데이브 슈멀러 선임연구원도 "위장막 등 구조물은 새 잠수함 진수를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진수가 언제 이뤄질 지는 예측할 수 없다"고 전했다.
   
미국 정보당국은 1년여 전부터 북한의 잠수함 건조 동향을 파악해왔다고 한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7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돌아봤다"며 "(새) 잠수함은 동해 작전수역에서 임무를 수행하게 되며 작전 배치를 앞두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당시 북측은 김정은의 잠수함 시찰 장소가 어딘지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북한 정보 전문가들은 신포조선소로 추정했다.
 
아울러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도 지난 8월 28일 신포 일대 위성사진을 공개하면서 “신포조선소에서 새로운 SSB를 건조하고 있고 SLBM 시험발사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전했다.
 
이와 별도로 북한은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3~4기 탑재가 가능한 3000t급 잠수함을 실전에 운용하기 위해 신포 앞바다에 위치한 마양도에 대규모 지하 시설을 만드는 것으로 전해졌다. 9월 24일자 조선일보에 따르면, 북한이 마양도 잠수함 기지에서 최근 요새 현대화·지하화 작업을 진행 중인 점을 우리 군 당국이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섬 전체의 잠수함 수용 능력과 방어 능력을 향상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박정현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핵 협상과 관련해 '새로운 방식'을 언급하고 북한이 이를 환영한 데 대해 "북한이 오판하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9·19 평양공동선언 1주년 기념 2019 DMZ 페스타가 열린 지난 9월 18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의 판문점 회동 디오라마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북한 신포항은 잠수함을 개발·건조하는 시설이 밀집돼 있다. 신포항 앞에 위치한 마양도는 이를 실제 운용하는 북한군 최대의 잠수함 기지인 셈이다. 실제로 마양도 잠수함 기지에는 북한 최대 규모로 잠수함 20~30척가량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해함대 4전대 소속인 이곳에는 상어급(325t급)과 로미오급(1800t급) 잠수함 등이 배치돼 있다고 한다. 섬 북부에는 잠수함 정박 시설이, 남부에는 대공포와 해안포 등 방어 시설과 지하 시설이 주로 밀집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양도의 지하 시설 건설 움직임은 최근 위성사진으로 포착됐다. 구글어스의 지난 5월 사진에 따르면, 마양도 남동쪽 방어 기지에서 이전에 없던 6~8m가량의 큰 구멍 두 개가 발견됐다. 해안포 진지 뒤편에서 진행되는 이 공사의 내용에 대해 정보 당국은 다각도로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대규모 지하 시설을 만들기 위한 징후일 가능성이 크다"며 "지하 시설을 지휘소나 방호 시설, 아니면 잠수함에 탑재할 SLBM 보관소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신포에 신형 잠수함 진수용으로 보이는 가림막을 설치한 데 이어 마양도까지 요새화에 나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SLBM 탑재 잠수함을 대미(對美) 협상 카드로 삼으려 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한편 박정현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핵 협상과 관련해 '새로운 방식'을 언급하고 북한이 이를 환영한 데 대해 "북한이 오판하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석좌는 지난 9월 21일(현지시각) 방송된 미국의소리(VOA) 대담 프로그램에서 "북한 김정은은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내 손안에 있다'고 생각했지만 결국은 아니었다"며 "(이번에도) 또다시 '오판의 씨앗'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얼마나 북한 편인지에 대해 과대평가를 하고 있을 수 있다"며 "이제 실무협상을 시작하면 북한은 또다시 (미국의 입장에) 크게 실망할 것이며 여러 번 막힐 것"이라고 예  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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