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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선적 루니스호의 '수상스런 항행'...미국 재무부로부터 불법 환적 의혹을 받고 있는 한국 선적 '루니스호'의 지난 1년간 항적을 표시한 마린트래픽 지도. 미국 정부가 주요 환적지로 지목한 해역(원 안쪽)에 여러 차례 머문 뒤 다시 돌아간 흔적이 있다. 빨간색은 선박이 멈춘 것을 의미한다. 노란색은 저속, 녹색은 정상 속도로 운항했음을 나타낸다고 미국의소리(VOA)는 4월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사진=VOA 캡처 |
미국 재무부로부터 불법 환적 의혹을 받고 있는 한국 선적 '루니스‘호(號)의 지난 1년간의 항적을 표시한 마린트래픽 지도가 공개됐다. 미국의소리(이하 VOA)는, 미국 재무부가 지난 3월 21일 북한과의 불법환적 주의보를 내렸던 선박들 중 일부가 주요 환적 거점을 수십여 차례 항행했던 것이 확인됐다고 4월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한국 깃발을 단 ‘루니스’호를 비롯한 여러 선박들이 목적지에 입항하지 않은 채 공해상에 머물다 되돌아온 항적 기록이 포착됐다는 것이다. VOA는 선박의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민간웹사이트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을 통해 이들 선박들의 지난 1년간의 움직임을 확인한 결과 최소 7척의 선박에서 '선박간 환적'으로 의심되는 운항 기록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이중 수상한 움직임이 가장 많았던 선박이 바로 루니스호.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지난 3월 21일 북한과 관련된 주의보 강화를 발표하면서 불법 환적 의심 선박에 루니스호를 포함시킨 바 있다.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지난해 4월 11일 한국 여천항을 출발한 루니스호는 다음날 중국 상하이 앞바다에서 약 200km 떨어진 동중국해 공해상에 자리를 잡은 이후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통한 신호가 포착되지 않다.
루니스호는 사흘 뒤인 4월 15일 같은 지점에서 신호를 보냈고, 18일과 26일 추가로 두 차례에 걸쳐 같은 장소에서 위치정보가 확인됐다. 당초 차항지로 신고한 싱가포르에 입항하지 않은 채 2주 동안 공해상 같은 자리에 머물렀다는 이야기이다. 이후 루니스호는 북부 해상을 향해 운항을 시작해 같은 달 29일 한국 울산항에 도착했다.
우리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루니스호는 당시 동중국해에 도착하기 전 여천항에서 석유를 실었고, 차항지 즉 목적지는 싱가포르로 신고했다. 그러나 마린트래픽 자료에는 이 기간 루니스호가 싱가포르에 입항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았다고 VOA는 지적했다.
루니스호는 지난해 5월에도 최소 두 차례 동중국해 공해상에 머물다가 한국으로 돌아간 기록을 남겼고, 6월에는 대만에서 북쪽으로 약 300km 떨어진 해상에서 두 차례 머물다 한국으로 향했다. 또 8월엔 동중국해 인근 해역으로 향하던 중 AIS 신호가 끊겼으며, 12월엔 저우산 섬 인근 해역에 머물다 다른 나라 항구에 입항을 하지 않은 채 되돌아갔다.
OFAC의 주의보에 등장한 선박 중 환적 행위로 의심되는 항적을 보인 또 다른 선박은 토고 깃발을 달았던 찬퐁호와 파나마의 카트린호, 싱가포르의 씨탱커 2호, 선적이 불분명한 샹위안바오호와 러시아의 탄탈호, 비타이아즈호 등이다.
VOA에 따르면 이중 찬퐁호는 부산과 대만 등을 거점으로 운항하며 동중국해 공해상에 여러 차례 머문 흔적을 남겼고, 카트린호도 부산과 울산,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항을 드나들며 최소 한 차례 중국 상하이 인근 해역에 갔다가 되돌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카트린호는 지난 2월 선박수리를 목적으로 부산에 입항해 현재까지 머물고 있다.
한편 우리 외교부는 4월 2일 보도자료를 내고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결의를 위반한 혐의로 한국 국적 선박 1척의 출항을 보류하고 있다"며 "관계당국에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선박은 현재 '선박 대 선박' 환적에 관여한 혐의로 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국적 선박이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한 혐의로 출항이 보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