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11월 21일 서울 용산 미군기지를 방문,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국방부
최근 일련의 한미(韓美)연합 군사훈련 중단과 관련해 미국측 고위인사들이 우리 정부의 요청으로 해당 훈련이 중단 또는 취소됐다고 밝히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주한미국대사는 한미동맹 약화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한미동맹에 금이 가는 '이상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찰스 브라운 미국 태평양공군사령관은 지난 11월 26일(현지시각) 미 국방부 출입기자단에게 "한국 정부의 요청으로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출격이 중단됐고 연합공군 훈련 비질런트 에이스가 취소됐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한국 상공을 비행하지 않고 있다. 미 폭격기의 임무 총량은 같지만 중단된 곳은 한국"이라고 했다.
    
브라운 사령관은 다음 달로 예정됐던 ‘공군 한미연합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 연기도 한국 정부측 요구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미 공군은 한국 대신 일본·호주와 폭격기 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1월 8일 진행된 한미연합사령관 이·취임식 장면. 전임 브룩스 사령관과 신임 로버트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경례를 하고 있다. 자리에 함께한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브룩스 사령관에게 그동안의 노고에 대한 감사를 나타냈고 에이브럼스 사령관에게는 환영의 뜻을 전했다. 사진=미국대사관
     
   
한편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최근 한 시상식에서 “한미동맹을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월간조선 뉴스룸’에 따르면, 해리스 대사는 11월 26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에서 열린 ‘2018 한반도 통일공헌 대상’ 시상식에서 ‘통일공헌 대상’을 수상했는데 수상소감으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주요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과의 관계를 변화시키기 위해 용감한 조치를 취했다.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를 구축하고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를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속도가 전례 없이 빠르다는 점이다. 북한에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에 관한 자신의 약속을 지킬 때에만 가능할 것이다. 북한이 비핵화에 관한 구체적인 조처를 취할 때까지는 현재의 제재가 유지될 것이다. 문 대통령이 말씀하신 바와 같이 남북대화는 비핵화의 진전과 반드시 연계되어야 할 것이다. (중략) 마지막으로 한 말씀 드리겠다. 우리의 (한미)동맹은 공고히 유지되고 있지만, 우리는 이것을 당연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비핵화가 전제되지 않는 대북(對北)제재 해제와 남북대화는 있을 수 없다’는 요지의 수상소감이었지만, ‘마지막으로 한 말씀 드리겠다. 한미동맹을 당연시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뼈 있는 한 말을 던질 때 섬뜩했다는 게 참석자의 전언이다.
한 참석자는 조성호 월간조선 기자에게 “짧은 수상 소감이었지만 뼈 있는 한마디였다. 동맹을 당연시해선 안 된다는 말이 일종의 경고로 들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 정부가 비핵화 전제 없이 남북대화와 대북 제재 해제를 추진할 경우 동맹관계가 흔들릴 수 있음을 암시한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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