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방문한 북한 김정은이 4월 24일 하산역에서 러시아 국영TV '러시아-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김정은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한반도 정세 해결과 (북러) 양국관계 발전 문제를 명확하게 논의하고 싶다"고 밝혔다. 북한 최고권력자가 외신기자와 면대면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러시아-1 캡쳐

북한 김정은이 4월 24일 오후 6시경(현지시각)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다. 이날 새벽 평양을 출발해 12시간만에 목적지에 도착한 것이다. 김정은은 25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나 첫 회담을 갖는다.
    
국내외 언론에 따르면 김정은은 검은색 긴 코트와 중절모를 쓰고 전용열차에서 내려 러시아 측 인사들의 영접을 받았다. 대기하던 의장대와 군악대를 사열한 김정은은 7분여의 짧은 의장 행사를 마친 후 경호원의 호위 속에 북한에서 공수한 것으로 추정되는 벤츠 리무진 차량으로 갈아탄 뒤 역을 떠났다.
 
김정은 차량은 북러정상회담장과 숙소가 있는 루스키섬 내에 위치한 극동연방대학으로 이동했다. 극동연방대학은 블라디보스토크역에서 차로 30여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김정은을 태운 차량은 이 보다는 빠른 20여분 만인 6시35분께 극동연방대학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은 극동연방대 안에 있는 호텔에 여정을 푼 뒤 저녁에 환영 만찬과 공연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만찬을 주재할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앞서 김정은은 이날 오전 10시40분(현지시각) 국경을 넘어 러시아 하산역에 도착했다. 북한과 경계를 맞댄 연해주 최남단의 하산역에서는 김정은의 방러를 환영하는 행사가 열렸다. 김정은은 잠시 전용열차에서 내려 꽃다발과 빵, 소금을 선물 받았다. 러시아에서는 귀한 손님에게 귀중한 양식을 상징하는 빵과 소금을 쟁반에 담아 건네는 관습이 있다.
  
푸틴과의 정상회담은 25일 블라디보스토크 남쪽 루스키섬의 극동연방대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김정은은 회담 후 블라디보스토크 주요 장소를 시찰하지만, 푸틴은 4월 26일부터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상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를 떠날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은 27일 오전 평양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한편 김정은은 북한 최고권력자로서는 처음으로 외신 기자와 면대면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4월 24일 러시아 입국길에 잠시 들렀던 하산역에서 러시아 국영채널 '러시아-1'과의 인터뷰를 하고 이번 회담에 대해 "이 지역 정세를 안정적으로 유지·관리하고 공동으로 조정해나가는 데 매우 유익한 대화를 나눌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은 '러시아에 대해 어떤 인상을 받았나'라는 질문에 "여기 오면서 러시아 인민들에 대한 우리 인민들의 따뜻한 마음을 안고서 왔다"면서 "러시아 인민들의 뜨거운 환대를 받았다. 이번 방문이 매우 유익하고 성공적인 방문이 되며 당신(러시아)의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많은 문제 등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답했다.
 
'러시아-1'은 우리시간으로 4월 29일 오전 4시에 인터뷰 전문을 방송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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