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러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최근 조선일보와 연세대학교가 공동개최한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 웨비나(웹+세미나 합성어)에서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최상의 대비책을 준비해야 하며 동시에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려는 리더 ▲과거의 교훈을 잊어버리는 리더 ▲이념에 집착하는 리더를 배격해야 문명사적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뉴시스DB

세계적 문명사학자로 베스트셀러 '총, 균, 쇠'의 저자인 재러드 다이아몬드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교수는 세계화 관점에서 문명의 붕괴를 걱정했다. 그는 "(모든 나라가 서로 연결된) 지금과 같은 세계화 시대에는 과거처럼 한 (지역) 문명의 붕괴에 그치지 않고 지구 전체 차원에서 문명 붕괴의 위협을 받게 된다"며 "지구 차원의 문명 붕괴는 전 세계적으로 삶의 수준이 떨어지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코로나에 대한 대응 실패로 붕괴가 이미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재러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최근 조선일보와 연세대학교가 '코로나19 이후 문명사적 변화'를 주제로 공동 개최한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 웨비나(웹+세미나 합성어)에서 “코로나 대재앙은 예방할 수 있었다"며 “2002년 중국 야생동물 시장에서 사스가 발병한 뒤, 더 많은 전염병이 같은 곳에서 생겨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경계했어야 했다. 작년 12월 코로나 발생 초기 중국 정부는 검열했고 미국은 대통령이 실상을 파악하지 못한 탓에 대응에 실패했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번 ALC 웨비나는 다이아몬드 교수의 경우 미국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서승환 연세대 연세대학교 총장실에서 화상회의로 진행됐다. 사회는 연세대 국가관리연구원 원장인 조화순 교수가 맡았고 이메일을 통해 추가 질의응답도 이뤄졌다고 한다.
 
재러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위기 대응에 대한 리더십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다이아몬드 교수는 재앙을 불러일으키는 결정을 내리는 리더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려는 리더 ▲과거의 교훈을 잊어버리는 리더 ▲이념에 집착하는 리더 등이 대표적이다. 코로나 대재앙도 이런 리더들의 실패라고 그는 지적했다.

올해 83세인 재러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캘리포니아주립대 지리학과 교수다. 그는 진화생물학·생태학·언어학·역사학 등 다양한 학문을 넘나들며 인간과 문명을 탐구하는 세계적인 석학이다. '총, 균, 쇠'로 1998년 퓰리처상을 받았다. 이 책은 전 세계 판매량 500만부를 넘긴 세계적 베스트셀러다.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바이러스나 전염병에 관한 관심이 커지면서 다시금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고 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2005년 출간한 저서 '문명의 붕괴'에서는 과거 문명사회가 경험했던 몰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극단주의를 배격하고 환경 파괴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러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위기 대응에 대한 리더십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다이아몬드 교수는 재앙을 불러일으키는 결정을 내리는 리더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려는 리더 ▲과거의 교훈을 잊어버리는 리더 ▲이념에 집착하는 리더 등이 대표적이다. 코로나 대재앙도 이런 리더들의 실패라고 그는 지적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리더의 '입'과 '귀'에도 주목했다. 그는 "대중에게 인기가 없는 말을 용기 있게 해야 하는 것이 리더의 책무"라며 "지도자가 대중으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누리고 있다면 그것은 그가 근시안적 정책을 추진하는 겁쟁이라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역설했다. ‘스마트 리더’는 어떤 결정을 내리기 전에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고 그는 강조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상당수 리더는 늦더라도 위기를 위기로 인정하기 때문에 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다"며 호주의 스콧 모리슨 총리를 예로 들었다. 작년 말 호주에서 극심한 산불이 났을 때 모리슨 총리는 가족과 함께 미국 하와이로 휴가를 갔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사과 성명을 냈다. 이후 코로나가 확산되자 모리슨 총리는 보건의료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국경 봉쇄를 포함한 강력한 조치를 취한 끝에 코로나 대응에 성공했다는 평가와 함께 지지율이 60% 중반대로 솟구쳤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해법은 단 하나"라면서 "민주국가에서는 선거를 통해, 독재국가에서는 무장 항거를 일으켜서라도 국민을 양극화하는 리더를 몰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지금의 재앙을 과연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다이아몬드 교수는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폈다고 신문은 전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코로나를 계기로 세계 각국은 한 나라가 자기 보호를 위해 문을 닫아걸더라도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며 “어느 나라가 자기 국경 안에서 코로나를 퇴치하더라도 다른 나라에 코로나가 잔존한다면 언젠가 다시 감염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문제에는 글로벌 대응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류가 배울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며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최선의 시나리오"라고 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좋은 위기를 결코 헛된 일로 만들지 말라"는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를 인용하면서 "세계가 이번 코로나 위기를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코로나뿐 아니라 기후변화, 자원 고갈 등 현재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 대책으로 '건설적 편집증(constructive paranoia)'을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건설적 편집증은 모든 것이 잘못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최악의 상황을 예상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정글에서 생활하다보면 늘 각종 위험에 노출되는데 나무에 깔려 즉사하거나 독사에게 물려도 의사를 만나지 못해 죽을 수도 있다. 이처럼 '언제라도 극도로 주의할 것(extremely careful all the time)'이 건설적 편집증의 핵심이다.
  
건설적 편집증 개념은 다이아몬드 교수가 인도네시아 동쪽에 있는 뉴기니섬에서 현장 연구를 하던 시절 그곳 주민들의 행동 양식에서 찾아낸 특성이라고 한다.
 
결론적으로 다이아몬드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최상의 대비책을 준비해야 하면서 동시에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려는 리더 ▲과거의 교훈을 잊어버리는 리더 ▲이념에 집착하는 리더를 배격해야 문명사적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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