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송인범 보건성 국장이 지난 2월 2일 조선중앙TV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아직 북한에서 발병하지 않았다고 발언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전세계를 강타한 가운데 북한에 확진자가 발생한다면 심각한 보건재앙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열악한 북한의 보건상황을 염두에 둔 시각이다. 실제로 탈북자들에 따르면, 북한에는 마스크와 살균제 등 기본적인 예방장비조차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한다.
 
평양 주재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실에서 일했던 한 인사는 "그들은 마스크와 개인 보호 장구, 감염을 확인하기 위한 실험실 시약도 없다"고 말했다. 서울에 살고 있는 북한 군 출신 탈북자도 "사람들의 이동에 대한 조치 수위는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와 비교해 강화됐다. (그렇지만) 밀수, 특히 밤에 이뤄지는 밀수는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빈대학의 북한 전문가 페터 바드는 2월 9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북한은 (감염자가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가능한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만약 북한 내에서 신종코로나가 확산되기 시작한다면 상황은 매우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북한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외국인 격리 처분을 강화하고 호텔, 상점 등에서 외국인 대상 서비스를 무기한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은 지난 2월 4일 북한 당국이 평양 내 호텔, 상점, 음식점, 특정 공공 장소 등에서 외국인에 대한 서비스 제공을 무기한 중단시켰다고 보도했다. 외국인들은 외교 단지 안에 위치한 상점들만 사용하도록 조치됐다. 평양 주재 러시아대사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 외무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해외 외교관들의 북한 입출국을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당국은 평양에서 일하고 있는 외교관과 국제기구 직원들에 대한 격리 처분도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모든 외국인들에게 이달 15일까지 대사관 건물들에 머물며 외교 단지를 떠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알려졌다.
     
미국의소리(VOA)는 북한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차단하기 위해 방역 인력 3만 명을 투입해 위생 선전 활동과 검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 평양대표부는 북한 내 우한 폐렴 확진자 발생 여부에 대해 사실 확인을 해주지 않았다고 VOA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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