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내 인터넷 검열·필터링에 맞서 설립된 '필터셰카나' 설립자 나리만 가립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격추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소식통을 통해 이 영상을 입수했다”며 "미사일이 752편(우크라이나 항공기)을 타격하는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사진=NYT 홈페이지 캡처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1월 8일(현지시각) 이란의 수도 테헤란 교외에서 추락한 우크라이나 여객기와 관련해 피격 장면이라며 19초 분량의 동영상을 1월 9일 자사(自社)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NYT는 "우리가 확보해 검증한 영상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여객기는 이륙한 후 몇 분 만에 피격됐다"면서 "여객기가 피격으로 곧바로 폭발하지는 않았다. 몇 분간 비행하다 추락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해당 영상을 보면, 새벽녘 어둠이 깔려 있는 밤하늘에 여객기로 추정되는 작은 불빛 하나가 고도를 높여가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번쩍’하며 큰 불빛으로 변하는 장면이 나온다. 피격에 의한 폭발로 추정되는 순간이다. 이후 여객기는 왼쪽 방향으로 추락하면서 몇 번 깜빡이다가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CNN도 이날 미국 당국자의 말을 인용하며 "추락한 우크라이나 제트여객기는 두 발의 러시아산 지대공미사일(SA-15)에 격추됐다"고 보도했다. 미 당국은 추락 전 이란 레이더 신호가 사고 여객기를 추적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근거로 이란이 실수로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격추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란 내 인터넷 검열·필터링에 맞서 설립된 '필터셰카나' 설립자 나리만 가립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NarimanGharib)을 통해 격추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소식통을 통해 이 영상을 입수했다"며 "미사일이 752편(우크라이나 항공기)을 타격하는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해당 영상을 보도하며 검증을 했다고 밝혔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이란에서 추락한 우크라이나항공(UIA) 여객기가 이란 미사일에 격추됐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란 테헤란 인근에서 발생한 UIA 보잉 737-800 여객기 추락 사고로 캐나다인(人) 63명을 포함해 탑승자 전원인 176명이 사망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란의 지대공 미사일이 해당 여객기를 추락시켰다"면서 “캐나다와 동맹국의 정보기관이 이러한 결론을 지지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캐나다와 동맹국의 정보원을 포함한 다양한 정보원으로부터 정보를 입수하고 있다"며 "(입수한) 증거는 여객기가 이란의 지대공 미사일에 의해 격추됐다는 걸 보여준다"고 전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란이) 의도하지 않은 사고일 수 있다"며 "빈틈없는 조사"를 이란 정부 측에 촉구했다.
 
한편 이란 당국은 비행 자료와 조종실 음성이 담긴 블랙박스를 회수해 복구 중이다. 이란은 미국과 블랙박스를 공유하지 않겠지만, 국제법에 따라 조사를 진행하면서 관련국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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