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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군이 12월 29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상황을 가정해 대응하는 홍보 영상을 제작해 공개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일련의 무력 과시 옵션을 사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가데나 駐日 미공군기지 SNS 영상 캡처 |
북한이 대륙간 탄도 미사일 관련 활동을 실제로 시작하거나 핵실험에 나설 경우 한미 연합 훈련이 공식적으로 재개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군이 자랑하는 전투기들이 한반도 주변을 비행할 수 있다. 일본 이와쿠니·요코다·가데나 기지에 있는 스텔스 전투기인 F-22 랩터와 F-35 라이트닝 등이 한반도 상공을 날고, 미 해군 항공대 핵심 공격 전력인 F/A-18E/F 슈퍼호넷이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는 B-1B 랜서 초음속 폭격기, B-2A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 B-52H 스트래토포트리스 장거리 폭격기 등 핵무기 투하 능력이 있는 전략 폭격기가 출격해 한반도 주변에서 훈련할 수 있다.
미군 항공모함이 전개될 수 있다. 2017년 11월 동해에 USS 로널드 레이건함(CVN 76), USS 시어도어 루즈벨트함(CVN 71), USS 니미츠함(CVN 68) 등 미 항공모함 3척이 한국 해군 함정과 연합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북한의 위협이 더 강해지면 한미 군 당국이 대북정보 감시태세인 '워치콘(Watch Condition)'을 상향 조정하게 된다. 워치콘은 평시에는 4단계를 유지하지만 상황이 긴박해지면 점차 3, 2, 1등급 순으로 올라간다. 워치콘이 격상되면 대북 정보감시 자산이 증강 운영되고 정보분석 요원 수도 평시 대비 2~3배 늘어난다.
워치콘3은 국가 안보에 중대한 위협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상황이다. 정보요원 근무가 강화되고 군인 전원이 자기 위치에서 근무한다. 워치콘2는 국익에 현저한 위험을 초래할 징후가 뚜렷한 상황이다. 첩보위성 사진정찰과 정찰기 가동, 전자신호 정보수집 등 감시와 분석 활동이 강화된다. 최고 단계인 워치콘1은 적의 도발이 명백한 상황에 발령된다.
전투준비태세 또는 방어준비태세를 뜻하는 데프콘(Defence Readiness Condition)은 워치콘의 발령 상태에 따라 격상을 검토하지만 워치콘 격상에 직접 연동되지는 않는다.
전략폭격기가 북한에 근접할수록 대북 압박은 강해진다. 2017년처럼 미군 전략폭격기가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북한을 직접 위협할 수 있다. 2017년 9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완전히 멸망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 데 이어 3일 뒤 B-1B 편대가 북방한계선을 넘어 함경남도 신포 앞 공해 상까지 북상해 무력 시위를 펼쳤다.
미군이 군사 행동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한국 거주 미국인 소개령을 내리는 방안이 거론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미국인 소개령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CNN 국가안보 해설가 피터 버건이 지난 12월 10일(현지시각) 발간한 책 '트럼프와 장군들: 혼돈의 비용'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폭스 뉴스를 시청하던 중 국가안보팀에 "미국 시민들이 한국에서 떠나길 원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미군 정찰기들이 매일 우리나라 상공에서 대북 감시 비행을 하는 것 역시 북한에 대한 무력 과시 옵션의 하나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