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작년 2월 '건군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등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려 이동하는 모습을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국정원이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성능이 향상됐다고 밝혔다. 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이동식 발사(TEL)에 대해서도 위협적임을 인정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국가안보를 총괄 담담하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발언과 배치된다. 아울러 연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연내에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국정원은 11월4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정원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국회 정보위 소속 국회의원들에 따르면, 국정원은 지난 10월2일 북한이 시험발사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3형'에 대해 "신규 제작한 수중발사장비에서 쏜 것으로 기존 북극성에 비해 탑재능력 등이 향상된 것으로 분석했으며 신형 잠수함을 진수하게 되면 시험발사할 가능성도 있어 주시 중이라고 했다"고 했다.
 
현재 북한은 신포조선소에서 기존 로미오급 잠수함을 개조해 SLBM 발사단을 장착할 수 있는 신형잠수함을 건조 중이며 전폭 약 7m, 전장 80m로 추정된다. 현재 건조공정 마무리 단계에 있어 관련 동향을 추적 중이라고 국정원은 설명했다.
 
국정원은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이동식 발사 능력에 대해서도 밝혔다. 국정원 측은 이동식 발사대에 ICBM을 싣고 발사대를 거치하고 발사하는 게 이동식인지 여부를 묻는 정보위원들의 질문에 “이동식"이라고 답했다. 또 북한은 최근 들어 미사일 연로를 액체에서 고체연료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를 우리 정보당국이 사전 인식하기 어렵다고 답했다고 한다. 고체연료로 진행하기 때문에 상당히 우리나라에 위협적 요인이 된다는 내용도 있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은 "국정원장은 '과거에는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한 적이 있다. 그런데 최근 이동식 발사대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서 이동식 발사대는 이동하는 데만 쓰고 (발사)장소까지 끌고 가서는 거치대(고정식 시설물)에 올려서 쏜 적이 있다'고 했다"며 "'ICBM을 이동식발사대에서 발사할 능력을 갖춘 것 같다'라는 국방정보본부의 평가는 별개의 다른 문제이고 서로 모순되지 않는다는 게 국정원장의 답변이었다"고 밝혔다.
 
 
서훈 국정원장은 이날 국감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복구 가능성에 대해 "알 수 없다"며 "그렇게(복구될)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월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에 참석한 서훈 국정원장.

 

이 위원장은 또 '북한 미사일을 선제공격으로 타격할 수 있기 때문에 위중한 위협이 아니라고 본다'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발언에 대해 서훈 국정원장은 "위협이다"라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지난 11월1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감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북한의 ICBM은 기술적으로 이동식 발사대로 발사하기 어렵다"고 밝혀 북한이 ICBM을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었던 것과 관련해 "정 실장이 본인의 발언이 왜곡돼 진의와 다르게 보도된 부분과 관련해 정정하고 싶어했다는 말을 들었다"고도 이 위원장은 전했다. 정 실장이 사실상 말을 바꾼 셈이다.
   
북한이 지난 10월31일 발사한 이른바 초대형 방사포와 관련해서는 "8월24일과 9월10일 발사체와 동일한 것으로 8월24일 추진기관성능을, 9월10일 정밀유도기능 검증에 이어 연말 사격능력시험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3분 간격으로 두 발 발사했다"고 국회 정보위원은 전했다.
 
국정원은 북한 핵시설과 관련해 "지난해 11월 말부터 가동중단하고 유지점검 외에 별다른 징후가 없으나 우라늄 농축시설을 가동하고 있고 실험용 경수로는 내부 공사 중이다"라며 "(평양 외곽) 산음동 미사일 발사장은 3월 외형 복원 후 특이동향이 없으며 산업용 미사일 연구단지와 미사일 생산 활동이 계속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풍계리 핵실험장의 경우 "작년 5월 폐기 행사 후 갱도 입구는 폭파 잔해를 방치한 상태로 있다"고 했다.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이복동생이자 김정은의 삼촌인 김평일 주체코 북한대사도 교체된 것으로 국정원은 확인했다. 국회 정보위 간사인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평일은 김정일의 이복동생으로 1988년 헝가리를 시작으로 불가리아, 핀란드, 체코 주재 대사 등으로 해외 활동해왔다고 한다"며 "국정원은 또 김평일 누나 김경진의 남편이나 오스트리아 주재 북한대사인 김광석이 조만간 교체돼 김경진과 동반 귀국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를 했다"고 전했다.
 
금강산 관광시설 철거 방침과 관련해선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에 대한 일종의 협박성 메시지로 국정원은 해석했다. 이 의원은 "금강산은 대남과 대미 협박하는 것이다. 대남만 협박하는 거라 했는데 거기에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참여했다"며 "최선희 참여는 내재적으로 대미 협박용으로 볼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서훈 국정원장은 이날 국감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복구 가능성에 대해 "알 수 없다"며 "그렇게(복구될)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 원장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간 '10분 회동'을 예로 들면서 대화로 해결하자는 부분에 대해 두 정상이 공감대 이룬 것으로 해석, 지소미아 복구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국정원은 외국인 테러 전투원 등 위험인물의 국내 침투를 막기 위해 외국정부기관과 공조해 4만7000여명을 입국금지한 사실을 정보위원들에게 보고했다. 국내에서 적발해 강제퇴거시킨 테러위험인물은 2016년 7명, 2017년 17명, 2018년 21명에서 올해 10월 현재 7개국 26명으로 늘어났다. 이밖에 2014년부터 올해 9월까지 산업기술해외유출 등도 140건 적발했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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