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베트남 시민이 하노이의 한 상점에 진열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중국 전문가들이 2차 미북정상회담에 대해 “한반도 미래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중국 지린성 사회과학원 동북아 연구소 진메이화 연구원은 2월 27일자 차이나데일리에 기고한 글에서 “국제사회는 이번 북미정상회담을 기대하고 있다"며 "회담 결과와 상관없이 이번 북미정상회담은 한반도 미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비핵화 프로세스를 둘러싼 북미간 의견차와 미국 언론들의 북한 '악마화(demonization)' 시도는 북미 회담에 그림자를 드리웠고 북미간 불신으로 협상은 언제든지 결렬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관계 정상화의 첫걸음으로 이번 정상회담에서 평양에 미국 연락사무소를 설립하는데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며 “두 정상은 1차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보다 더욱 구체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연구원은 “국제사회에는 이번 북미정상회담에 큰 기대를 걸어서는 안된다"며 “북한은 핵 (무기)을 강력한 협상카드로 여기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미국의 완전한 비핵화 요구에 받아들기는 매우 어렵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또 다른 국제관계 전문가는 “미국이 주장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가 아닌 핵동결에 합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장바오후이 홍콩 링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장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북한은 핵농축 프로그램의 중단에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는 북한 핵 능력의 동결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존재하는 북한의 핵무기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북한은 적어도 당분간 핵보유국으로 남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에 합의할 수도 있으며 북한은 언제든지 중·단거리 미사일로 한국과 일본을 볼모(hostage)로 삼을 수 있으므로 ICBM이 필요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조치를 중대한 성과나 외교적 승리로 선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26일(현지시각) 이번 2차 미북정상회담에 대해 '비핵화'에 대한 정의가 이뤄질 것인지, 한반도의 평화 선언이 이뤄질 것인지 등 다섯 가지 관전 포인트를 제시했다.
  
먼저 '비핵화'에 대한 정의가 명확히 규정되고 진전을 꾀할 수 있을 것인가이다. 미국의 대북 외교의 목표는 비핵화지만 미국과 북한은 그것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직 합의된 바 없다. 북한이 주장하는 비핵화에는 한국을 보호하는 미국의 핵우산이 포함돼 있지만 미국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그 정의를 구체화해야 정상회담이 진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영변 핵단지의 폐기를 감시할 수 있도록 국제 사찰단을 허용하는 등 가시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는 것에 동의하는 여부가 중요하다는 게 ‘더힐’의 분석이다.
 
두 번째는 한반도의 평화선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6·25전쟁의 종료를 위한 평화선언에 나설 것인지 여부이다. 더힐은 6·25전쟁의 종전을 선언하는 것은 노벨평화상을 받는 것에 대해 종종 생각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끄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식적인 평화협정은 미국이 주도하는 유엔군사령부와 북한, 중국 등 휴전협정을 체결한 당사국들에 의한 서명이 이뤄져야 한다. 더힐은 평화선언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그것이 조약이 아니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최악의 경우 주한미군 철수 등 부정적인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 번째는 미북간 연락사무소 개설이다. 미국과 북한 실무협의에서 이런 방안을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지자들은 대북 제재를 완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과의 소통을 개선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중요한 조치를 취하기 전에 부분적 관계 정상화를 통한 보상을 추구할 것이라고 한다.
  
네 번째는 트럼프 대통령이 귀국 후에 맞닥뜨릴 미국 내 움직임에 정신이 산만해져 있을 가능성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前)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의 의회 증언과 국가비상사태 선포에 대한 민주당의 반격,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보고서 등이다.
 
다섯 번째는 트럼프 대통령이 행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결과 도출 여부이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미북정상회담 결과로 발표된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유예는 예상 밖의 내용이었다. ‘더힐’은 이와 관련해 주한미군 감축 또는 철수가 거론될 우려가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이 문제는 의제가 아니라고 부인했던 것을 함께 언급했다.
   
한편 미국 사회에서는 1968년 원산 앞바다에서 북한에 나포된 미국 해군 함정 푸에블로호 반환 여부도 관심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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