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은 국가미래연구원 정책플랫폼 ‘ifsPOST’에 게재한 '2019 한반도 정세' 관련 기고문에서 "우리의 실질적 안보위협인 북핵문제에 대한 구체적이고도 가시적인 해결의 실마리는 찾지 못한 채 북한의 비핵화를 덮어주는 무수한 현학적 외교수사만 남발되면서 명분과 실리는 찾지 못한 ‘속빈 강정외교의 해’가 될까 걱정스럽다"고 전망했다. 사진=국가미래연구원 정책플랫폼 ‘ifsPOST’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은 1월 6일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올해 북미(北美)관계가 어떻게 전개 되느냐에 따라서 한반도가 전쟁과 평화의 갈림길에 서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 이사장은 이날 국가미래연구원 정책플랫폼 ‘ifsPOST’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만일 북한이 미국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수준에서 핵 리스트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트럼프는 과연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가. 회담장을 박차고 뛰쳐나올 것인가"라고 운을 뗀 뒤 몇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장 이사장에 따르면, 올 한해 한반도 정세 전망의 첫 번째 시나리오는 북미관계가 최악의 상황에 빠질 경우다. 이 경우는 2차 북미정상회담의 개최가 불발되거나, 개최되더라도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다음 회담에 대한 기약도 없이 서로 헤어지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미국과 북한은 순식간에 대결국면으로 치닫게 될 것이고, 미국은 북한 핵시설에 대한 선제공격 카드를 만지작거릴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과 섹스 스캔들에 발목이 잡혀 탄핵의 위기상황이 고조될수록 트럼프는 자신에게 집중된 국내여론의 관심을 외부로 분산시키고 뮬러의 탄핵 특검으로부터 빠져나가기 위한 ‘대탈출구’로서 북한 핵시설에 대한 공격의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장 이사장은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면 2019년 새해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전쟁위기 상황으로 빨려들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장성민 이사장은 올해 한반도 정세 두 번째 시나리오로 ‘2차 미북정상회담이 성공했을 경우’를 꼽았다. 그는 “이런 상황은 김정은이 트럼프의 요구대로 북한의 핵 리스트를 전부 제출하는 것"이라며 “북한은 이런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 한국과 중국을 향한 발 빠른 셔틀외교를 전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 이사장은 “현재의 상황으로 본다면 북한은 트럼프를 절대로 놓치지 않고 일정한 관계를 유지해 나가면서 트럼프를 계속 현혹시킬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정치적 목표가 2020년 재선 성공임을 미리 간파한 북한은 그 때까지의 단계적 북핵 폐기안을 주장하면서 트럼프의 이런 심리상태를 잘 파고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2020년 미국 대선의 해에 최종 핵폐기의 빅카드를 사용해 극적인 클라이맥스를 이뤄내면 트럼프의 재선 당선은 문제없다는 식의 핵공갈정책으로 트럼프를 완벽하게 설득, 유혹하는데 성공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오직 재선 성공에만 매달려 있는 트럼프에게는 북핵문제의 심각성 정도는 아무런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은 1월 6일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올해 북미(北美)관계가 어떻게 전개 되느냐에 따라서 한반도가 전쟁과 평화의 갈림길에 서게 될 것"이라면서 "문제는 이와 같은 합의에 도달하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주장하는 비핵화는 트럼프가 생각하는 비핵화와는 그 기준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진=장성민 이사장 페이스북 캡처
  
 
장 이사장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핵문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결론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의 전략적 포석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첫째, 북한이 핵개발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재개해서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지 않는 한 트럼프는 2020년 재선을 보장하기 위한 히트상품으로 북한 핵문제를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러시아 스캔들과 섹스 스캔들 등으로 자신에게 매우 불리해진 국내 정치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수단으로 북핵 카드를 활용하겠다는 숨은 의도가 있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만일 트럼프가 탄핵의 벼랑 끝 위기상황으로 몰리면 갑자기 북한에 대한 기습적인 공격 카드를 활용할지도 모를 일이다."
    
장 이사장은 올해 한반도 정세 전망의 핵심은 남북정상회담보다 미북정상회담이 더 큰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미정상회담의 핵심 내용은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종전선언이 될 것이고 이 두 가지 문제에 대해 미국과 북한이 합의점을 이루느냐 그렇지 못하느냐가 한반도 정세전망의 최대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이사장은 “문제는 이와 같은 합의에 도달하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면서 “북한이 주장하는 비핵화는 트럼프가 생각하는 비핵화와는 그 기준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이 생각하는 비핵화란 주한미군이 보유하고 있는 한반도 역내의 모든 핵전략의 철수를 의미하고 이 말은 곧 주한미군 철수하라는 의미하는 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미국이 생각하는 북한 비핵화는 1992년 한반도 비핵화선언에 따라 미국은 이미 한국으로부터 모든 전술핵무기를 철수했으니 이제 한국에는 핵무기가 없다는 입장이다.
  
장 이사장은 “이렇게 될 경우 어쩌면 미국과 북한은 한국의 안보에 치명적인 최악의 상황을 초래할 타협점에서 합의를 도출해 낼지도 모른다"면서 “그 결과는 끔찍할 것이다. 북한의 과거 핵은 불문에 부치는 대신에 현재 핵과 미래 핵을 동결하고, 미국은 이에 준하는 주한미군의 감축을 실현해 주는 최악의 합의가 도출될 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는 기고문 말미에 “2019년 한반도 정세는 북한이 핵보유 국가가 되겠다는 부인할 수 없는 나쁜 신념을 버리지 않는 한, 정상적인 평화 상태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우리의 실질적 안보위협인 북핵문제에 대한 구체적이고도 가시적인 해결의 실마리는 찾지 못한 채 북한의 비핵화를 덮어주는 무수한 현학적 외교수사만 남발되면서 명분과 실리는 찾지 못한 ‘속빈 강정외교의 해’가 될까 걱정스럽다"고 전망했다.
      
장 이사장은 결론적으로 겉만 화려한 외화내빈(外華內貧)의 ‘대(對)국민 외교쇼’는 남·북·중과 미·북 사이에서 다각도로 전개될 것으로 예측했다.
 
 
 
 
ⓒ 서울스트리트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