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사랑에 빠졌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사진=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우리는 사랑에 빠졌다. 김정은 위원장이 내게 아름답고 대단한 편지를 썼다. 우리는 사랑에 빠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월 27일(현지시각) 웨스트버지니아 유세 연설에서 북한 권력자 김정은으로부터 받은 편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김정은과의 좋은 관계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아름다운 편지’ ‘사랑에 빠졌다’고 말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는 무엇일까.
   
미국 정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김정은과의 ‘좋은’ 관계를 거론하면서 북한에 대한 성과를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73차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대북(對北) 성과를 ‘자랑’하기도 했다.
     
물론 미국 내에서 완전한 비핵화에 앞서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우려하는 분위기를 염두에 두고 “비핵화가 되기 전까지 대북제재는 유지된다"는 점도 함께 강조하고 있다.
    
북한의 일방적 양보는 없다는 점을 강조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
  
한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9월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일반토의에서 북한의 일방적 핵무장 해제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선(先) 핵무장 해제 불가를 강조하면서 미국과 협상에서 일방적으로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리 외무상은 15분간의 연설을 통해 ‘신뢰’를 강조하면서도 ‘미국의 불신’을 나타내는 표현을 18차례 썼다. 그는 “지금 미국은 조선반도평화체제의 결핍에 대한 우리의 우려를 가셔줄 대신 선비핵화만을 주장하면서 그것을 강압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제재 압박도수를 더욱 높이고 있으며 심지어 종전선언 발표까지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대한 신뢰가 없이는 우리 국가의 안전에 대한 확신이 있을 수 없다"며 “그런 상태에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먼저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했다.
   
리 외무상은 미북 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정신 중 하나는 "쌍방이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가기로 합의한 것"이라면서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한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리 외무상이 연설을 통해 미국의 ‘성실한 이행’을 요구한 것은 조만간 있을 미북 협상에서 기선을 잡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요컨대 북한의 비핵화와 종전선언 등을 둘러싼 미북간 힘겨루기가 지속될 경우 구체적 성과가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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