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는 ‘코비디보스’라고 해서 코로나 이혼이 늘었다는데, 우리는 오히려 줄었다고 한다. 이혼도 돈이 있어야 하는데 경기가 안 좋으니 이혼할 엄두가 안 나는 모양이다. 게다가 감염 우려로 법원처럼 사람이 많은 곳으로 가는 것도 내키지 않았을 터다. 그림=뉴시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마스크, 거리두기, 생활방역 등이 우리의 일상이 됐다.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지 7개월이 됐다. 그동안 우리의 생활은 많이 변했다. 뿐만 아니라 생각과 관행, 세태도 달라지고 있다.
 
외국에서는 ‘코비디보스’라고 해서 코로나 이혼이 늘었다는데, 우리는 오히려 줄었다고 한다. 이혼도 돈이 있어야 하는데 경기가 안 좋으니 이혼할 엄두가 안 나는 모양이다. 게다가 감염 우려로 법원처럼 사람이 많은 곳으로 가는 것도 내키지 않았을 터다. 
 
30대 후반의 전문직 남성 A씨도 코비디보스 커플이 될 뻔했다. 결혼 5년째인 A씨는 아내와 성격차이로 신혼 때부터 갈등을 겪어왔다. ‘아이 낳으면 좋아질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확신도 없는 상태에서 무턱대고 아이를 낳을 수는 없었다.
 
그러다가 A씨의 아내는 회사가 지원하는 유학 프로그램에 합격했다. 부부 사이에 정도 없는데, 서로 떨어져 살게 됐으니 이혼 수순을 밟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큰뜻을 품고 유학을 가는 아내의 발목을 잡을 수는 없었고, 서로 더 노력해보자는 약속을 하고 2년을 보냈다.
 
하지만 부부 사이는 더 멀어졌고, 결국 부부는 아내가 유학을 마치고 돌아오면 바로 이혼하자고 합의했다. A씨는 올해 2월 아내의 귀국에 맞춰 짐 정리도 하고, 함께 마련한 아파트도 팔기로 했다. 그러던 차에 코로나19가 터졌고, 아내의 귀국길이 막혔다. 그래서 A씨의 이혼은 잠시 보류됐다.
 
얼마 전 A씨가 자신의 이런 상황을 알려왔다. 이혼 합의가 됐고 법적 절차만 남았는데, 회원 가입이 되느냐는 것이다.
 
“법적으로는 혼인 상태이기 때문에 사정을 이해한다고 해도 가입은 어렵습니다. 법적 절차를 다 마무리하고 가입하면 어떨까요?"
 
“사람 마음이 참 그렇더라고요. 2년을 기다렸는데, 몇 달 미뤄지는 걸 더는 기다리기가 힘드네요. 지금 상태로 만남을 갖는 건 무리일까요? 물론 제 사정을 밝히고 상대가 오케이를 한다면요…."
 
A씨도 가입이 되리라고 크게 기대하지는 않지만, 너무나 무의미하게 결혼생활을 했기에 욕심을 내본다고 했다. 
 
코로나19로 많은 변수가 생겼고, 이전의 기준이나 원칙과는 다르게 예외적으로 상황을 받아들이기도 한다. 그래서 회원들에게 A씨와 같은 경우에 만남이 가능한지를 물어봤다.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70% 이상은 이혼이 확실하고, 사람이 괜찮으면 만나볼 수도 있다고 대답했다.
 
이런 의견을 결혼상태인 상대를 만날 수도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금물이다.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사고가 유연해진 듯하다. 코로나19가 남녀 간 만남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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