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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원우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작년 11월 20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제3차 반부패협의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왼쪽은 김의겸 당시 대변인. 사진=뉴시스DB |
검찰이 작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을 때, 백원우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현 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 부하 직원들이 울산에 직접 내려가 수사 상황 등을 점검한 단서를 잡고 수사 중인 것으로 11월 29일 확인됐다고 조선일보가 단독으로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검찰과 경찰에서 각각 파견된 이 직원들은 공직자 비리 감찰을 전담하는 반부패비서관실 산하 특별감찰반이 아닌 백 전 비서관이 비공식적으로 운영하던 이른바 ‘백원우특감반’ 소속으로 알려졌다. 백 전 비서관은 김기현 전 시장 관련 첩보를 반부패비서관실을 통해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울산경찰의 김기현 시장 수사 당시, 직접 현지에 내려갔던 민정비서관실 직원들은 ‘백원우 특감반’ ‘민정 특감반’ 등으로 불렸다고 한다. 조선일보는 사정당국 관계자의 말을 빌어 "청와대 내에서도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를 정도로 비밀리에 운영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당시 이광철 민정비서관실 선임행정관(현 민정비서관)이 반장 역할을 했고, 반원은 검찰과 경찰 출신 1명씩, 단 두 명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이들은 창성동 별관에 별도의 사무실에서, 별도의 업무를 했었다"면서 "주로 정치적인 사안을 다룬다는 소문만 나 있었다"고 했다. 백 전 비서관이 지휘하던 민정비서관실 내 공식 조직인 친인척관리팀과는 목적도, 업무 내용도 다른 별도의 팀이었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검찰은 최근 울산경찰청 관계자 등으로부터 ‘당시 청와대 직원들이 내려와 김 전 시장 관련 수사 진척 상황 등을 알아보고 갔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김 전 시장 측근 비리 첩보를 경찰청을 통해 울산경찰청에 하달한 것으로 알려진 민정비서관실이 직접 경찰의 수사 상황까지 챙겼다는 것이다.
당시 청와대가 경찰청에 내려보낸 첩보문건을 분석한 검찰은 수사기관 관계자가 작성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반인이 작성한 제보나 민원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사정 당국 관계자의 인용해 "첩보 문건이 김 전 시장 측근과 가족에 대한 내용을 망라하는 등 프로의 솜씨가 가미된 수준이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민정비서관실 직원들이 첩보 생산과 하달, 경찰 수사에 얼마만큼 관여했는지를 집중 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백원우 특감반’의 존재는 노출됐던 적이 있다. 이들은 작년 9월 세월호 사고 때 구두 경고를 받은 해경 간부를 정부 포상 후보에서 제외시키고 해경의 상훈 담당 직원을 불러 컴퓨터와 휴대폰을 조사했다가 ‘월권 논란’을 불렀다. 이때 청와대 측은 "대통령 친인척만이 아니고 민심 청취, 국정현안 관리 등이 포괄적으로 민정비서관실에서 하는 일"이라며 문제될 게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당시 김의겸 대변인은 "이 포상은 대통령상이어서 대통령의 철학과 어긋났을 때 그걸 시정하라고 있는 게 민정수석실의 임무"라고 했다.
한편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의 부도덕성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다"며 "울산시장 부정선거를 보면 민정수석실이 사실상 선거대책 본부역할을 했다. 명백히 관권선거 부정선거이기 때문에 울산시장 선거는 무효를 선언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