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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5일 서울 강남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23분께 진흥종합상가 점포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오후 3시 기준 부상자는 구조대원 1명을 포함해 12명으로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진화작업을 하던 한 소방관이 지쳐 잠시 쉬고 있다. 사진=뉴시스DB |
현재 지방직인 소방공무원 5만1000여 명이 내년 4월부터 국가직으로 전환된다. 법안의 발의된 지 8년만이다. 맨 처음 법안을 발의한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도 소방관 국가직화를 밀어붙였지만 법제화에는 실패했다. 정권 교체에 성공한 문재인 정부는 지방분권시대 정신에 역행한다며 반대 입장을 보이다가 지난 4월 최악의 강원 산불을 계기로 국가직으로의 전환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국회는 11월 19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소방공무원법, 소방기본법, 지방공무원법, 지방자치단체에 두는 국가공무원의 정원에 관한 법률, 지방교부세법, 소방재정지원특별회계 및 시도소방특별회계 설치법 등 소방관 국가직화 6개 법률안과 소방복합치유센터 설립 근거가 담긴 '소방공무원 보건안전 및 복지 기본법'을 처리했다.
2011년 9월 23일 유정현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소방관 국가직 전환을 골자로 한 법률 전부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지 8년여 만이다. 국가직화를 희망하는 소방관들에겐 큰 환영을 받았지만 당 내에서조차 반대하는 목소리가 존재해 논의에서 배제되거나 회기 종료와 함께 폐기됐다. 이후 2016년 7월 21일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률 수정안을 발의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공약으로 내세웠다. 시·도 재정 여건에 따라 소방관 처우와 소방서비스에 제각각이었던 탓이다.
소방관 1명이 담당하는 평균 인구(1004명)와 면적(1.94㎢)은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해 말 기준 현장 소방인력은 법정 기준보다 25.4%(1만4967명) 부족하고, 소방서가 없는 기초지자체도 27곳이나 된다.
열악한 환경 속에 매년 평균 502명의 소방관이 공무 중 부상을 입거나 순직했다. 최근 5년(2014~2018년) 간 공무 중 부상을 입거나 순직한 소방공무원이 2509명에 달했다. 위험직무순직자가 20명, 공상자는 2489명이다. 순직과 공상을 인정받지 못한 경우를 포함하면 그 수는 훨씬 많다. 소방관 순직과 공상을 인정받지 못해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매년 10여 건에 이르고, 이중 20% 가량만 인정받고 있을 뿐이다. 공무상재해 입증 책임조차 소방관 개인에게 있어서였다.
마음의 병을 앓는 소방관도 많아졌다. 소방청이 지난 5~6월 두 차례에 걸쳐 전국 소방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를 보면 전체의 5.6%인 2704명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위험군'이었다. 우울증 위험군은 2203명(4.6%), 자살 위험군은 2453명(4.9%)에 달했다. 참혹한 현장에 노출된 경험은 연간 평균 7.3회였고, 지난 1년간 자해 행동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밝힌 소방관도 1556명(3.1%)이나 됐다. 소방관의 평균 수명이 69세(재직 중 44세)로 공무원 직군 가운데 가장 낮은 이유다. 한국인의 평균 수명 81세보다 무려 12년 짧다.
하지만 제대로 된 치료조차 받질 못했다. 같은 제복공무원인 군(軍·9곳), 경찰(8곳), 해양경찰(3곳)과 달리 심신건강수련원은 단 1곳도 없었다. 국립경찰병원과 같은 전문 의료기관인 '소방복합치유센터'도 국회에 발목 잡혀 계획 수립만 번복해왔다. 소방관들이 각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단체보험 역시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지자체별 재정 상황에 따라 보상 액수나 범위가 천차만별이어서다.
이에 소방청은 지난 2017년 소방관 전용보험 개발에 나섰지만 보험업계와의 견해 차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국회는 지난해 11월 소방관 단체 보험료를 국가가 일괄 지원하는 법안을 발의했지만 1년 가까이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
교착 상태였던 국회의 소방직 국가직 전환을 위한 법안 처리에 탄력을 붙게 한 것은 올 4월 4일 강원도에서 발생한 역대 최악의 산불이었다. 제주를 제외한 전국 시·도 소방본부에서 소방관과 소방차 820대가 출동했다. 단일 화재로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이를 계기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해달라'는 제목으로 청원 글이 올라왔고, 사흘만에 정부 답변 기준인 20만 명의 동의를 얻었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이낙연 국무총리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정문호 소방청장이 잇따라 국회에 법안의 신속 처리를 호소하면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날 본회의까지 통과하면서 올 1월 기준 소방관의 98.8%인 5만1615명이 국가직으로 바뀐다. 시·도지사 직속으로 소방본부를 두되, 소방청장이 필요한 경우 시·도 소방본부장과 소방서장을 지휘·감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게 됐다. 시·도 조례에 따라 제각각 운영하는 소방특별회계는 법률로 격상돼 지방 소방재정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지자체의 소방인력 운용과 안전시설 확충 등을 위한 소방안전교부세율을 기존 담배에 부과하는 개별소비세 총액의 20%에서 내년에는 45%로 상향해 부족한 소방인력 확충을 위한 인건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소방관의 특수 치료와 함께 공무상재해 입증 자료 확보 및 연구를 맡게 될 소방복합치유센터의 설립 근거가 생겨났고, 고위험과 스트레스에 상시적으로 노출되는 소방관의 심신건강 관리를 보다 체계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 소방복합치유센터의 경우 2022년 충북 음성에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소방청은 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하위법령 입법 절차를 내년 3월까지 마무리한 뒤 4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다만 '소방공무원 보건안전 및 복지 기본법'은 법률을 공포한 날부터, '소방재정지원 및 시도 소방특별회계 설치법'은 예산 회계연도 등을 감안해 2021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
2011년 9월 23일 유정현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소방관 국가직 전환을 골자로 한 법률 전부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지 8년여 만이다. 국가직화를 희망하는 소방관들에겐 큰 환영을 받았지만 당 내에서조차 반대하는 목소리가 존재해 논의에서 배제되거나 회기 종료와 함께 폐기됐다. 이후 2016년 7월 21일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률 수정안을 발의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공약으로 내세웠다. 시·도 재정 여건에 따라 소방관 처우와 소방서비스에 제각각이었던 탓이다.
소방관 1명이 담당하는 평균 인구(1004명)와 면적(1.94㎢)은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해 말 기준 현장 소방인력은 법정 기준보다 25.4%(1만4967명) 부족하고, 소방서가 없는 기초지자체도 27곳이나 된다.
열악한 환경 속에 매년 평균 502명의 소방관이 공무 중 부상을 입거나 순직했다. 최근 5년(2014~2018년) 간 공무 중 부상을 입거나 순직한 소방공무원이 2509명에 달했다. 위험직무순직자가 20명, 공상자는 2489명이다. 순직과 공상을 인정받지 못한 경우를 포함하면 그 수는 훨씬 많다. 소방관 순직과 공상을 인정받지 못해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매년 10여 건에 이르고, 이중 20% 가량만 인정받고 있을 뿐이다. 공무상재해 입증 책임조차 소방관 개인에게 있어서였다.
마음의 병을 앓는 소방관도 많아졌다. 소방청이 지난 5~6월 두 차례에 걸쳐 전국 소방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를 보면 전체의 5.6%인 2704명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위험군'이었다. 우울증 위험군은 2203명(4.6%), 자살 위험군은 2453명(4.9%)에 달했다. 참혹한 현장에 노출된 경험은 연간 평균 7.3회였고, 지난 1년간 자해 행동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밝힌 소방관도 1556명(3.1%)이나 됐다. 소방관의 평균 수명이 69세(재직 중 44세)로 공무원 직군 가운데 가장 낮은 이유다. 한국인의 평균 수명 81세보다 무려 12년 짧다.
하지만 제대로 된 치료조차 받질 못했다. 같은 제복공무원인 군(軍·9곳), 경찰(8곳), 해양경찰(3곳)과 달리 심신건강수련원은 단 1곳도 없었다. 국립경찰병원과 같은 전문 의료기관인 '소방복합치유센터'도 국회에 발목 잡혀 계획 수립만 번복해왔다. 소방관들이 각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단체보험 역시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지자체별 재정 상황에 따라 보상 액수나 범위가 천차만별이어서다.
이에 소방청은 지난 2017년 소방관 전용보험 개발에 나섰지만 보험업계와의 견해 차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국회는 지난해 11월 소방관 단체 보험료를 국가가 일괄 지원하는 법안을 발의했지만 1년 가까이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
교착 상태였던 국회의 소방직 국가직 전환을 위한 법안 처리에 탄력을 붙게 한 것은 올 4월 4일 강원도에서 발생한 역대 최악의 산불이었다. 제주를 제외한 전국 시·도 소방본부에서 소방관과 소방차 820대가 출동했다. 단일 화재로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이를 계기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해달라'는 제목으로 청원 글이 올라왔고, 사흘만에 정부 답변 기준인 20만 명의 동의를 얻었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이낙연 국무총리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정문호 소방청장이 잇따라 국회에 법안의 신속 처리를 호소하면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날 본회의까지 통과하면서 올 1월 기준 소방관의 98.8%인 5만1615명이 국가직으로 바뀐다. 시·도지사 직속으로 소방본부를 두되, 소방청장이 필요한 경우 시·도 소방본부장과 소방서장을 지휘·감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게 됐다. 시·도 조례에 따라 제각각 운영하는 소방특별회계는 법률로 격상돼 지방 소방재정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지자체의 소방인력 운용과 안전시설 확충 등을 위한 소방안전교부세율을 기존 담배에 부과하는 개별소비세 총액의 20%에서 내년에는 45%로 상향해 부족한 소방인력 확충을 위한 인건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소방관의 특수 치료와 함께 공무상재해 입증 자료 확보 및 연구를 맡게 될 소방복합치유센터의 설립 근거가 생겨났고, 고위험과 스트레스에 상시적으로 노출되는 소방관의 심신건강 관리를 보다 체계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 소방복합치유센터의 경우 2022년 충북 음성에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소방청은 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하위법령 입법 절차를 내년 3월까지 마무리한 뒤 4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다만 '소방공무원 보건안전 및 복지 기본법'은 법률을 공포한 날부터, '소방재정지원 및 시도 소방특별회계 설치법'은 예산 회계연도 등을 감안해 2021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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