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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것으로 공식 확인된 가운데 5월 31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상황실에서 이재욱 차관 주재로 긴급 상황점검 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
북한 노동신문은 5월 31일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중국 주변국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면서도 자강도에서 발병했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노동신문은 이날 '국제적 우려를 자아내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제하의 보도에서 "최근 전염병(아프리카돼지열병)이 매우 빠른 속도로 아시아 나라들에로 전파되고 있어 국제사회의 커다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며 "현재 피해가 가장 심한 나라는 중국"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심양(선양)의 어느 한 돼지목장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 그 후 하남성, 강소성, 절강성, 안휘성, 흑룡강성에로 전파되어 많은 돼지가 죽었다"며 "중국 정부가 밝힌 데 의하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근 30개의 성과 자치구, 자치시들에서 120건 이상 등록되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노동신문은 북한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했다는 사실은 보도하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 5월 30일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사실을 공식 보고했다. 지난 5월 25일 자강도의 한 협동농장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농장에서 사육 중이던 돼지 99마리 중 77마리가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폐사했고 22마리는 살처분했으며 이동제한, 봉쇄지역 및 보호지역의 예찰, 사체·부산물·폐기물 처리, 살처분, 소독 등의 방역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북한 압록강 인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5월 31일 긴급 회의를 열고 예방 대책을 논의했다. 이재욱 농식품부 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북한 ASF 발생에 따른 긴급 방역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농식품부 차원에서 신속히 조치할 수 있는 예방 대책들을 논의하고 결정된 것은 즉시 시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관계부처와의 협력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선 관계부처 회의를 통해 이른 시일 내 조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북한에서 ASF가 발생한 것이 "우려하던 것"이라며 "그간 농식품부는 북한에 ASF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관계부처와 협력해 접경 지역에 대한 방역 관리를 강화해왔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는 접경 지역 10개 시·군의 350개 농가 별로 전담관을 지정해 월 1회 현장 점검과 주1회 전화 예찰을 실시해 왔다. 접경 지역이 위치한 경기·강원에는 야생멧돼지 혈청예찰 물량을 타 지역에 비해 2배 가까이 늘렸고, 환경부에선 야생멧돼지를 사전에 포획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 차관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접경 지역 예방에 최선을 다해달라"며 "국방부, 환경부, 통일부 등과 강화된 협력방안을 모색하며 ASF 예방 대책 추진에 만전을 기하자"고 당부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이날 오후 2시께부터 오병석 식품산업정책실장 주재로 통일부, 환경부, 국방부, 행정안전부, 경기도, 강원도 등 관계기관 긴급회의를 재차 열어 현 상황을 공유하고 협력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