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11월 15일 아태 국제대회 북측대표단과 함께 경기도농업기술원을 현장 방문했다. 사진=경기도청
이재명 경기지사가 이른바 ‘혜경궁 김씨’ 파문을 정면으로 뚫고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11월 19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계정 주인은 그리고 글을 쓴 사람은 제 아내가 아니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경찰은 이날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등 혐의에 대해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김씨의 카카오스토리와 문제의 트위터 계정 ‘혜경궁김씨’에 올라온 사진의 연관성 등을 근거로 해당 트위터 계정 주인을 김혜경씨라고 판단했다.
        
이재명 지사는 이날 경찰의 수사결과에 대해 “불공평하고 짜맞추기 수사"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지사는 기자회견에서 “경찰은 제 아내가 아니라는 증거가 정말 차고 넘치는데도 유사한 것들 몇 가지를 끌어 모아서 제 아내로 단정했다"면서 “수사 내용을 보면 네티즌 수사대보다도 오히려 판단력이 떨어지지 않느냐라는 생각이 든다"고 경찰수사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어 “여러분께서 보신 것처럼 어떤 사람이 카스(카카오스토리) 계정과 트위터 계정을 가지고 있으면 트위터에 사진을 올리고 그 트위터의 사진을 캡처해서 카스에 올리지는 않는다"며 “바로 올리면 더 쉬운데 왜 굳이 트위터의 글을, 또 사진을 캡처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재명 지사는 트위터를 통해 경찰의 수사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사진=이재명 트위터 캡처
   
  
이 지사는 “경찰이 스모킹 건이다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그 계정이 제 아내가 아니라는 증거에 해당된다"며 “차고 넘치는 증거 중에서 이미 목표를 정하고 그게 ‘이재명의 아내다’라는 데 맞췄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진실보다는 권력을 선택했다, 그런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가 권력 행사는 공정함이 생명"이라며 “명백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김영환에 대해서는 그렇게 관대한 경찰이 이재명 후보에 대해서는 왜 이리 가혹한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 지사는 “오늘 기소 예정이라는 것을 이틀 전에 영화 예고편 틀듯이 틀어줬다. 정말로 불공평하다, 이런 생각이 든다"고 다시 강조했다. 이어 “때리려면 이재명을 때리시고 침을 뱉어도 이재명한테 뱉으라. 죄 없는 무고한 제 아내, 가족들 이 싸움에 끌어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이 지사는 회견 말미에 “지금보다도 더 도정에 더 집중해서 도정 성과로 그 저열한 정치 공세에 대해서 답을 해 드리도록 하겠다"며 끝까지 ‘저항’할 것을 예고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나 청와대는 조심스런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의 기소 여부와 법원의 판단을 보고 나서 당의 최종 입장을 정하겠다"고 했다. 청와대도 해당 사건에 입장을 표명하거나 관여할 사안은 아니라며 선을 긋고 있다.
       
이재명 지사의 이 같은 ‘강공’ 입장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살아있는 권력과 미래 권력간 ‘싸움’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지사로서는 현재 상황에서 강공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해석도 있다. 관련 혐의를 인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순간, 이 지사는 모든 것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다. 이 지사는 현재 여권의 유력 차기 대선주자 중 한 명이다. 그가 수사기관에 끝까지 저항하면서 장기전을 펼 경우 대권(大權) 가도에서 새로운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경찰이 진실보다는 권력을 선택했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도 이런 점을 염두에 뒀을 것이다.
  
이 지사는 현재 이른바 친문세력들로부터 안팎으로 거센 공격을 받고 있다. 지난 18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80% 이상이 ‘경찰 주장’에 공감했다. 댓글도 그에게 불리한 것들이 다수였다. 이 지사 측은 친문지지층이 움직였을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 그에게 남은 카드는 경찰 수사에 적극 대응하면서 ‘반문(反文)’ 목소리를 확실히 내는 것이다. ‘살아있는’ 권력에 대항해 ‘살아남으면’ 이 지사는 여권의 강력한 대권 주자로 등극할 것으로 정치권은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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