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4남매 키우는 김정수씨 부부....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에서 14남매를 키우는 김정수(56·뒷줄 왼쪽에서 세번째)·함은주(46·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 씨 부부가 가족들과 함께 모여 앉아 있는 모습. 2017.1.23 | ||
지금은 또 하나의 가정을 이룬 첫째·셋째 아들이 돌아가며 쌀을 대고 있다. 이마저도 김씨 부부는 아들들에게 미안함이 크다.
김씨의 14남매는 지금까지 사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다. 옷도 형과 누나, 언니가 쓰던 걸 동생들이 물려받았다.
과자를 먹어도 쟁반에 쏟아 넣고 모두가 둘러앉아 나눠 먹을 수 밖에 없었다.
성인이 된 아이들은 스스로 아르바이트를 해서 자기 용돈을 벌고 생활비도 보탰다. 꼭 필요한 곳에만 돈을 써야 한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며 자라서인지 아이들은 어릴 적부터 경제관념이 생겼다.
방이 4개뿐인 집에서 함께 어울려 생활하면서 배려하고 나누는 습관을 자연스럽게 체득했다.
김씨 부부는 남들에게 나쁜 소리 듣지 않고 가출 한 번 하지 않은 아이들이 늘 고맙다고 했다.
엄마 함은주씨는 "절대로 형제자매끼리 싸우지 말라고 교육을 했어요, 사실 ’먹고 살기도 힘든데 뭐하러 애들을 많이 낳았느냐고 뒤에서 수군거리는 말도 들려서 가슴이 아플 때가 있다"면서 "애들 많으니까 싸우기만 한다는 말을 듣지 않으려고 우애를 많이 강조하며 키웠다"고 말했다.
그는 "애들이 ’내리사랑’을 알아서인지 큰 애가 작은 애를 보살피고, 힘든 엄마, 아빠, 할머니를 도와 여러 가지 일을 스스로 잘한다"면서 "궂은일도 솔선수범해서 잘한다고 학교 선생님들이 좋게 평가해 줄 때 정말 기분이 좋고 키운 보람을 느낀다"고 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현실에 대한 걱정도 크다.
아이들이 점점 크면서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들어갈 돈이 점점 많아져 부담된다.
아이들의 교통비만 한 달에 30만∼40만원이 들어가고 학교급식이나 수학여행 경비도 만만치 않다.
기초생활보장수급자여서 받던 정부지원도 성인이 돼 수입이 생긴 아이들이 생겨나면서 2015년부터 더 이상 혜택을 볼 수 없게 된 것도 생활에 타격이 컸다.
2012년 ’12남매 가족’이라는 사연이 일부 방송에 소개된 뒤 이어졌던 후원품도 1년 뒤 끊겼다. 현재는 한 복지재단에서 매달 보내주는 쌀 한 포대가 전부다.
김씨는 "사실 저희에게 쌀과 옷을 보내주신 분들이 잘사는 분이 아니라 저희처럼 어려운 가정의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분들도 1년이 지나면서 힘드시니까 후원을 끊으신 거죠"라면서 "그분들의 도움이 있어 큰 힘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그러면서 그는 "솔직히 아이들이 많으니 살아가는 게 조금 힘들다"면서 "애를 안 낳는 요즘에 우리처럼 많이 낳아 키우는 가정에 정부에서 조금이라도 혜택을 주면 아이들이 살아가는데 큰 보탬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14남매 김씨 부부의 사연을 알게 된 용인시는 정찬민 시장이 집을 방문해 격려한 뒤 세탁건조기를 지원하는 것을 시작으로 복지단체 등과 연계해 후원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
(용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