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청 전경
 
-- 경기 침체, 예산 감소, 행정서비스 질 저하 막기 위해 ’총력전’
-- 저출산·고령화 현상에 ’백약이 무효’…지원 중단하기도
 
인구 늘리기를 위한 전국 농어촌 자치단체들의 노력이 눈물겹다.
 
산모와 귀농·귀촌인 등 전입자에 대한 물량공세는 기본이고 청춘 남녀의 단체 미팅 주선과 유공 공무원의 특별승진까지 갖가지 묘책이 동원되고 있다.
 
존립을 위한 치열한 몸부림이지만 저출산·고령화 현상과 탈농이라는 거대한 벽에 막혀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지원을 중단하는 자치단체도 나오고 있다.’
 
 
 

신생아와 귀농·귀촌인에 최대 2천만원 장려금
 
가장 흔한 인구 확대 방안은 각종 명목의 장려금 지원이다.
 
신생아 장려금은 농어촌 자치단체 가운데 없는 곳이 없을 정도다.
 
넷째나 다섯째 아이 이상은 보통이 1천만원이고 2천만원을 주는 곳도 수두룩하다.
 
경남 함양군은 셋째 아이부터의 출산 장려금을 600만원에서 올해 1천만원으로 대폭 올렸다.
 
경남 거창군은 셋째 이상에게 1천500만원을 준다.
 
 
충남 청양군은 넷째는 1천만원, 다섯째는 2천만원을 지급하며 경기도 양평군은 여섯째부터 2천만원을 준다.
 
귀농·귀촌인 유치에도 장려금은 빠지지 않는다.
 
전북 순창군은 귀농·귀촌하는 도시민에게 최고 1천만원의 소득사업비를 준다. 농사를 짓는 데 필요한 자재나 농기계, 창고, 하우스 등을 갖추는 데 쓸 수 있는 돈이다.’
 

집을 사거나 빌리는 도시민에게는 최고 500만원의 집수리비를 주고 이사비 100만원과 집들이비 50만원도 별도로 지원한다.
 
경기도 연천군도 집을 지어 이사를 오면 최대 1천만원의 정착지원금을, 990㎡ 이상의 농지원부를 만들어 전입신고를 하면 500만원의 정착 장려금을 준다. 이와 별도로 최고 100만원의 이사비도 내놓는다.
 
각 지역의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의 임직원도 주요 타깃이다.
 
▶울산혁신도시 전경
 
울산시는 부부가 동시에 전입해오면 이사비용 100만원을 주고 고교생에게는 장학금 100만원을 준다.
 
제주도는 배우자의 학원 수강료를 지급해주고 자녀에게는 영어도시 국제학교에 전·입학할 수 있는 혜택을 준다.’
 
 
’결혼해야 애를 낳지’…청춘남녀 미팅 주선도
 
급기야는 청춘남녀의 미팅을 주선하는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자치단체가 결혼정보업체냐’는 곱지 않은 시각도 있지만 인구를 늘리기 위해서는 결혼부터 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전북 정읍시는 최근 지역 내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미혼의 청춘남녀 18쌍을 초청해 1박 2일간의 미팅 행사를 했다.
 
이들은 자기소개, 1:1 대화, 커플매칭게임, 조별 미션 게임 등을 하며 평생의 반려자가 될 상대를 골랐고 최종적으로 6쌍이 탄생했다.
 
행사비는 1천500만원이나 됐다.
 
▶정부부처 청춘남녀 미팅행사
 
부산시도 2008년부터 미혼남녀 만남 행사인 ’견우직녀 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지난 9일 치러진 올해 행사에서는 공개모집을 통해 선정한 40명의 미혼남녀가 참여했다.
 
울산시도 2010년부터 매년 1~2차례 ’미혼남녀 미팅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1천만원을 들여 작년 12월 연 행사에서는 남성 49명, 여성 54명의 참가자 가운데 24쌍이 탄생하기도 했다.’
 
 
임대아파트 공급에 결혼자금 이자 보전도
 
한때 인구가 9만명이 넘었으나 이제 3만명 붕괴를 걱정해야 할 형편인 충북 단양군은 221억원을 들여 188가구 규모의 임대아파트를 건립하기로 했다.
 
’인구 유입을 위해서는 정주 여건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광주광역시는 부모를 대신해 다둥이 손자 또는 손녀를 돌보는 조부모에게 월 최고 25만원을 주는 ’손자·손녀 돌보미 사업’을 하고 있다.
 
경북도는 올해부터 30살 이전에 결혼하는 부부가 결혼자금으로 3천만원 이하를 대출받으면 1년 동안 2%의 이자를 대신 내준다.
 
전입자에 대한 서비스도 극진하다.
 
전북 정읍시는 시간이 없어 전입신고를 하지 못한 주민은 직접 찾아가 전입신고를 도와주는 ’현장방문 전입신고제’를 시행하고 있다.
 
충북 제천시는 대학에 출장 전입신고 창구를 개설해 학교에서 전입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신고를 마치면 최대 30만원의 지원금을 준다.
 
인구를 많이 끌어오는 공무원에게는 특별승진 혜택도 준다.
 
충남 청양군은 100명 이상을 유입시킨 공무원은 국장급인 서기관까지 특별승진시키고 군민에게도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충북 영동군은 6명 이상을 전입시킨 공무원에게 50만원의 포상금을 주며, 가까운 대전이나 청주에 사는 공무원이 많은 옥천군은 관내에 거주하는 공무원에게 인사우대 혜택을 준다.’
 
▶귀농인 대상 농기계 교육
 
 
"인구 줄면 존립기반 흔들" 사활 걸어
 
자치단체들의 이런 총력전은 인구가 지역의 존립기반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인구가 줄면 당장 자치단체의 살림살이가 쪼그라든다. 정부가 교부세와 국고보조금 등을 산정할 때 중요한 잣대로 삼기 때문이다.
 
이는 각종 복지비와 보조사업비, 기반시설비 등의 감소로 이어지게 되고 생활이 피폐해질 수밖에 없게 된다.
 
인구 감소분만큼 지자체의 행정조직이 축소돼 행정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는 것도 피할 수 없다.
 
궁극적으로는 소비 감소와 경제 침체로 이어져 자칫 ’유령도시’로 변할 수도 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인구 감소세 여전
 
그러나 자치단체들의 노력이 모두 결실을 거두는 것은 아니다.
 
경기도 연천군은 인구 증가를 위해 작년 말까지 4년간 20억원을 썼으나 인구는 842명이 늘어난 데 그쳤다.
 
재정부담만 가중되고 별 효과를 얻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올해부터는 전입자에 대한 이사비와 귀농·귀촌인에 대한 정착 장려금을 끊었다. 부사관 이상 군인 전입자에게 주던 상품권도 3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줄였다.
 
경남 함양군도 1992년 5만5천여명이던 인구가 작년에는 4만189명으로 줄었고, 거창군도 같은 기간 7만7천명에서 6만3천여명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아무리 지원을 해도 더 나은 직업과 교육 및 생활 여건을 찾아 대도시로 떠나는 젊은층의 마음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노령화와 저출산 기조가 이어지는 점도 주요한 이유로 꼽힌다.
 
한 자치단체 관계자는 "노령화와 저출산, 젊은이의 탈농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개별 시·군 차원에서 추진하는 인구 늘리기 정책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정부 차원의 정책적 배려와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전국종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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