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년째 책 읽기 봉사…’동화읽는 어른 모임’ 황종금씨
"(동화)책 내용을 다 읽어주려고 하지 말고 그림 보며 얘기하듯이 놀아주세요. 아이들은 책이 장난감이거든요. 엄마 목소리로 읽어주면 가장 좋아합니다."
황종금(50·여)씨는 경기 성남시 분당지역의 공공도서관, 다문화센터 등에서 14년째 어린이와 부모에게 동화 그림책을 읽어주는 봉사를 계속하고 있다.
2002년부터 분당 ’동화 읽는 어른 모임’에서 활동해온 그는 올해 들어 격주 수요일마다 분당구 정자동에 있는 분당도서관을 찾는다.
한글 말하기와 읽기, 쓰기가 서툰 어린이집과 유치원 어린이들에게 동화 그림책을 읽어주는 봉사를 하기 위해서다.
대학생 두 자녀를 둔 황씨는 큰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일 때 이 모임의 문을 두드렸다.
어떻게 하면 내 아이에게 책을 잘 읽어줄까, 어떻게 하면 아이가 공부를 잘할 수 있을까, 똑똑한 아이로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어릴 때부터 책을 가까이한 아이들을 곁에서 보면 공부를 잘하게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생각 깊어지는 건 느낀다"고 밝혔다.
책 읽어주기 강좌는 한 번에 보통 어린이 6명과 어른 4∼6명이 듣는다.
학기 초인 3월 첫 강좌 때는 5분도 안 돼 움직이며 산만한 모습을 보이는데 6개월 가량 지나면 책 3∼4권을 읽어줄 때까지 자기 자리를 지키고 귀 기울일 정도로 집중력이 좋아진다.
어린이 눈높이에서 이야기를 풀어내다 보니 아이들이 공감하는 세상이 열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엄마·아빠들이 아이 책 읽기에 대해 많이 물어보시는데 아이들은 구연동화처럼 얘기해주지 않고 엄마 목소리로만 책을 읽어줘도 좋아한다"며 "억지로 앉혀 읽어주다 보면 책을 멀리할 수 있으니 자연스럽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좋은 책 고르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하자 "가장 좋은 책은 아이가 직접 고른 책"이라며 "책을 장난감으로 여기는 아이에게 책 내용을 다 읽어주려고 하지 말고 얘기하듯이 놀아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3∼4살은 그림 위주로, 5∼6살은 이야기 위주로 구성된 책을 읽어주면 아이가 쉽게 받아들인다.
그는 책 읽기 싫어하는 아이 때문에 걱정하는 부모들에게 "책과 노는 놀이단계가 지나면 책의 내용을 듣는 시기가 온다"며 "나이에 맞게 책을 읽어주다 보면 저절로 재미를 붙이게 되니 조급해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1997년 4월 결성된 분당 ’동화 읽는 어른 모임’은 사단법인 어린이도서연구회 분당지회의 다른 이름이다. 정회원 38명, 후원회원은 21명이다. 이들은 책 읽어주기 봉사와 빛그림 공연 등을 통해 바람직한 독서문화 환경을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
(성남=연합뉴스)
ⓒ 서울스트리트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