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암투병으로 사망을 했지만 그의 자식을 꼭 낳고 싶었던 한 여성이 투병 직전에 냉동해 놓은 정자로 체외수정(시험관아기 시술)을 통해 아들을 낳았다면, 과연 그 아들을 남편이 사망한 이후인데도 행정적으로 친자로 등록할 수 있을까?

최근 법원은 고인이 된 남편의 냉동정자로 낳은 아들이 친아들이 맞다고 인정했다. 미망인이 낸 친자확인소송에 친아들이 맞다고 손을 들어준 것이다.

서울가정법원 가사3단독 김수정 판사는 홍모씨가 아들 정모군을 숨진 남편 정모씨의 친자로 인정해달라며 낸 인지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2009년 7월 결혼한 홍씨와 정씨 부부는 불임 판정을 받고 2011년 시험관 시술을 통해 첫 아들을 낳았다.

첫 아들을 본 기쁨도 잠시 남편(정씨)는 위암에 걸렸다. 투병 중에도 둘째 아이를 낳고 싶었던 남편은 자신의 정자를 병원에 냉동 보관했다. 정자는 냉동해 놓으면 언제라도 해동해서 체외수정술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남편(정씨는) 투병을 이기지 못하고 2013년 12월 사망했다. 아내(홍씨)는 남편의 바람을 이루기 위해 냉동 정자를 해동해 시험관 시술을 했고, 무사히 둘째 아들을 낳았다.

문제는 행정적인 처리였다. 둘째의 출생신고를 하려하자 담당 관청은 남편이 사망한 뒤 임신했으므로 정씨를 친부로 등록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에 홍씨는 대한법률구조공단에 구조신청을 하고 소송 절차를 밟았다.

김 판사는 “홍씨와 남편 정씨는 2009년 혼인신고를 마친 법률상 부부였고, 홍씨는 2013년 12월 숨진 남편의 냉동 정자를 해동해 시험관 시술로 아들을 낳았다”며 “유전자 검사에서도 혈연관계가 성립한다는 결과가 나와 친아들임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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