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약에 오래 먹으면 살이 찐다"
"피임약을 오래 먹으면 불임이 된다"
"피임약을 먹으면 여드름이 더 심해진다"

피임약에 대한 확인할 수 없는 불편한 소문이 많고 많다.  
하지만 이 모든 우려가 오해에 불과하다는 설명도 많다.

과연 무엇이 맞는 이야기일까?

최근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피임약에 대한 의견을 발표했다.

1960년 미국에서 최초의 피임약인 에노비드가 출시된 이후 올해로 55주년이 되었다. 원치않는 임신을 하지 않기 위해서 피임약은 요긴하게 처방되었다.

피임약 덕분에 여성이 스스로 자신의 삶을 계획할 수 있었고 여성의 사회 진출에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하게 된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오죽하면 현재까지도 ‘20세기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겠는가.

피임약은 피임 외의 목적에도 처방이 된다.

매년 전 세계에서 1억 명 이상의 여성들이 피임뿐만 아니라 생리통, 생리과다, 생리불순과 같은 생리 관련 질환의 치료 목적으로 피임약을 복용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피임약 처방이 줄고 있다. 저출산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겠지만 피임약을 기피하는 현상 때문이라는 것.  아니나 다를까 한국 여성의 피임약 복용률은 3% 미만에 머무르고 있다. 유독 한국 여성들이 피임약을 기피하는 추세라고 한다.

이에 대해 정호진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부회장은 “피임약에 대한 오해 대부분이 정보 부족으로 인한 막연한 두려움이 원인”이라며 “피임약에 대해 충분히 알고 나면 크게 걱정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가임기 여성에서는 피임약 복용으로 인한 위험보다 원치 않는 임신으로 인해 발생하는 위험이 더 크다”며 “피임은 여성들이 원하는 시기에 건강한 아기를 출산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호진 부회장이 꼽은 피임약에 대한 대표적인 다섯가지 오해와 그 진실에 대해 짚어본다.

▶ 피임약을 먹으면 나중에 임신이 어려워진다?

피임약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다. 많은 여성들이 피임약 복용을 주저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걱정할 필요가 없다. 피임약 복용이 여성의 가임 능력이나 이후에 태어나는 아기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은 지난 50여 년 간의 연구를 통해 충분히 입증되었기 때문. 다만 여성의 가임력은 나이에 비례하여 감소하고 35세 이후에는 더욱 급격히 감소되므로 오랜 기간 피임약 복용 후 중단하였을 때 임신이 잘 되지 않는다면 이는 피임약 때문이 아니라 여성의 연령 증가에 따른  난소기능저하 등 가임력 감소에 의한 것일 수 있다는 점은 참고할 필요가 있다.

▶ 피임약을 먹으면 속이 울렁거린다?

일부 여성에 한해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피임약은 에스트로겐과 황체호르몬이 날짜에 맞춰서 구성되어 있는 호르몬제로, 피임약을 복용하면 난소에서 난자가 자라지 않으면서 외부에서 공급되는 에스트로겐에 의해 마치 배란이 되는 환경이 된다.

또한 에스트로겐과 황체호르몬에 의해 여성의 몸이 마치 임신 초기와 비슷한 증상 메스꺼움, 두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매달 복용을 하게 되면 인체가 호르몬에 익숙해질 수 있으므로 점차 좋진다. 복용 후 3개월 이내에는 증상들이 사라지게 되므로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복용을 지속하는 것이 좋다.

▶ 피임약을 먹으면 살이 찐다?

피임약에 대한 또 하나의 대표적인 오해다. 피임약과 관련된 대부분의 연구에서 피임약과 체중 증가의 인과관계를 밝히지 못했다.

과거 에스트로겐 호르몬의 함량이 높았던 초기 피임약들에서는 체내의 수분 배출을 어렵게 하는 수분저류 현상이 있었지만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피임약들은 체중에 영향을 주지 않을 정도로 소량의 호르몬이 포함된 저용량 피임약이다.

또한 체중 변화에 민감한 여성이라면 수분과 나트륨의 배출을 촉진시켜주는 ‘드로스피레논’ 성분이 함유된 피임약을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피임약은 오래 먹어서는 안 되고, 복용 중간에 휴식기간을 가져야 한다?

피임약을 1~2년 이상 복용하다 보면 많은 여성들이 막연한 불안감에 복용을 중단하거나 중간에 1~2달 정도 ‘휴식 기간’을 가지기도 한다.

걱정할 필요가 없다. 피임약을 복용할 수 있는 기간에 따로 한계는 없으며, 복용을 중단해야 할 건강 상의 이유가 없는 건강한 여성이라면 폐경 전까지 복용할 수 있다.

실제로 영국, 프랑스, 독일 등과 같은 유럽 선진국의 가임기 여성들은 평균 8년 이상 피임약을 복용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피임약 복용 도중 휴식기를 가지는 것은 그 기간 동안 원치 않는 임신의 발생 위험을 높임으로써 오히려 건강에 바람직하지 않다.

▶피임약은 혈전증을 유발시킨다?

인터넷에서 피임약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면 혈전증의 위험에 대한 언급이 많다.

결론적으로 피임약은 대부분의 여성들에 있어서는 안전하지만 매우 드물게 혈관 속에서 피가 응고되어 발생하는 질환인 혈전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는 피임약의 중대한 부작용이다.

혈전증의 위험 요인을 가졌는지의 여부는 여성 개개인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피임약 복용을 시작하기 전 산부인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이를 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전증은 35세 이상에서의 흡연 및 정맥 또는 동맥 혈전색전증의 병력이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중증의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비만, 당뇨와 같은 심혈관계 질환의 병력이나 위험요인이 있는 경우 발생 가능성이 증가한다. 이에 해당한다면 피임약 복용 전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피임약 복용 시 발생할 수 있는 혈전증의 확률은 매우 낮다는 것. 이는 임신 기간이나 산욕기에 발생할 수 있는 혈전증의 위험보다도 더 낮다는 것이다.

정호진 부회장은 “혈전증의 위험을 우려하여 임신을 회피하지는 않는 것과 같이, 피임약은 대부분의 여성에서는 위험보다는 이득이 크다”며 “피임약 복용률이 낮은 국가에서 인공임신중절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듯이, 발명 후 55년 간 귀중한 생명을 구하고 여성 건강을 지켜온 피임약에 대한 막연한 오해는 버려야 한다.”고 전했다.

최근 불임병원에서는 난임해결을 위한 피임약 처방을 하고 있다. "임신이 안 되는데 왜 피임약을?"이라고 의아해하겠지만 사실이다.

인공수정 혹은 시험관아기 시술 등 각종 불임시술을 앞두고 배란불균형이 심할 경우 규칙적인 생리 디데이를 잡기 위해서 혹은 난소를 쉬게 하기 위해서 피임약을 처방한다. 실제로 피임약은 호르몬제로 피임의 효과가 있는 것이지, 피임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처방될 수 있다는 그 실례인 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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