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화천군은 북한과 마주하는 접경지역에 위치한다. 대부분이 산과 하천이며 사람 사는 땅은 고작 3%. 인구라고 해봐야 2만5천여명에 불과하다.

이 한적한 시골이 겨울이면 인파로 크게 북적거린다. 비결은 바로 산천어축제. 매년 축제기간에 이곳을 찾는 외지인은 150만명에 육박한다. 화천군 전체인구의 60배가량이 20여일 동안 대거 몰려드는 것. 올해 축제 첫 주말인 10일과 11일 이곳을 찾은 관광객만 30만명에 달하는 등 시작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산천어 덕분에 화천은 국제적 명성을 얻고 있기도 하다. 2006년부터 매년 100만명 이상이 몰려들자 외국언론도 이 신기한 현상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 미국 CNN방송은 화천산천어축제를 ’세계 겨울 7대 불가사의’로 꼽은 바 있다.

화천군의 효자이자 홍보대사로 자리를 굳힌 산천어. 이를 주인공으로 한 화천산천어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문화관광축제 중 최고등급인 ’대표축제’ 반열에 2년 연속 올라 있다. 도대체 산천어가 뭐기에 이처럼 국내외에서 눈부신 주목을 받는 걸까. 축제는 2월 1일까지 계속된다.

산천어는 멋스러운 자태에다 청정무구한 식생까지 겸비하고 있다. 환경부가 선정한 ’수질 매우 좋음’ 등급의 생물지표종. 물이 지극히 맑고 수온도 연중 20도 이하인 곳에서만 살아간다. 용존 산소량이 9ppm을 넘는 1급수에서 서식하는 냉수성 토종물고기이다.
등쪽은 짙은 푸른색에 까만 반점으로 장식했고, 배쪽은 은백색으로 치장했다. 몸통의 옆면에 나타난 ’파마크(parrmark)’도 산천어가 특유의 자태를 뽐내게 하는 데 일조한다. 비행기의 창문 모양의 파마크는 일생 동안 지워지지 않고 박혀 있다. 수명은 2-3년가량.

앞서 언급한 것처럼 산천어는 맑은 물에서만 산다. 육식성으로 동물성 플랑크톤이나 갑각류, 물속 곤충이나 물고기 또는 그 알을 먹고 생활한다.

산란기가 되면 수컷은 영역을 지키는 행동을 보이거나 떼 지어 암컷을 맞이하기도 한다. 산란은 주로 자갈이 깔린 곳에서 하는데 암컷과 수컷은 너비 1m, 깊이 10cm-40cm가량의 웅덩이를 파서 알 낳을 곳을 마련한다. 산란과 수정은 거의 동시에 이뤄지며 암컷은 수정된 알을 자갈이나 흙으로 덮어둔다.

안타깝게도 암컷은 산란 후에 대부분 생을 마감한다. 수정된 알은 수온 3-6도 상태에서 95일 후에 부화하는데 암컷의 경우 대부분 이듬해 5월께 바다로 이동했다가 그 1년 뒤에 모천회귀해 봄과 여름을 보낸 다음 그해 가을에 알을 낳는다.

특기할 것은 같은 어미에게서 태어난 개체라도 생활사가 상당히 다르다는 점. 양양연어사업소 김두호 팀장은 "태어난 개체 중 일부는 스몰트화(몸이 은색비늘로 덥혀 바다로 떠날 준비가 된 상태)해 바다로 내려가는데 그 대부분이 암컷이다"고 말한다. 바다로 가는 산천어는 ’시마연어’라고 하고, 강에서만 평생을 살아가는 개체는 우리가 말하는 산천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산천어와 송어는 어떤 차이가 있고 관계는 또한 어떨까? 평창 등지에서 열리는 겨울축제에서는 송어를 활용하고 있다. 이 송어는 무지개송어(학명: Oncorhynchus mykiss)로 산천어(학명: Oncorhynchus masou)와 같은 연어과에 속하지만 다른 종이다. 무지개송어는 산천어와 같이 치어 때 파마크를 가지고 있어 모습이 거의 흡사하나 성장하면서 파마크가 사라지고 몸 옆면에 무지개 빛의 띠가 생기는 특징이 있어 외형적으로 구분이 가능하다.

산천어는 귀족적 생김새에 걸맞게 역사적으로 귀한 대접을 받았다. 중국에서는 신선이 즐겨 먹었다고 전해지며 일본에선 황실 진상품으로 쓰였고 대만에서도 보물물고기로 여겨졌다. 또 북한에서는 국방위원장의 보양식이자 국가지정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는 것. 강원대 식품생명공학부 연구결과 고급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고 오메가 3 지방산과 비타민C 및 E 등이 많아 항산화와 노화방지에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목에서 한가지 염두에 둘 것은 산천어의 본향이 화천이 아니라는 점이다. 바다와 멀리 떨어진 화천에서는 산천어가 자생하지 않았다. 영동지방에 자생했던 산천어를 영서지방의 화천이 축제를 위해 도입한 사실상의 외래종인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산천어는 강과 바다가 연결돼 있어야 생육·번식이 가능하다. 화천군은 전국 17개 업체가 생산한 양식 산천어들을 납품받아 축제에 활용하고 있다.

아무튼, 뭐든 알고 보면 더 재미있고 유익하다. 외지인에게 낯설었던 산천어도 마찬가지. 화천군 관계자는 "올해도 예년처럼 방문객 100만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본다"며 "추이로 봐 150만명 달성도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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