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는 송년모임이 잦아지고 한해를 마무리 한다는 생각에 이 사람 저사람 만날 약속을 잡혀진다.
물론 예전처럼 ‘부어라, 마셔라’ 송년회로 인해 고달프게 술을 많이 마셔야 하는 일이 줄어들긴 했지만 그럼에도 연말은 몸이 고달프고 간이 고달프다. 안 먹을 순 없고, 먹자니 숙취가 고민이다.
최근 칡이 과음을 막고 알코올 중독 재발을 줄인다는 연구결과가 두 군데에서 발표됐다.
먼저,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이반 다이아몬드 교수팀은 쥐 실험을 통해 칡을 먹으면 술을 덜 마시게 되고 다시 술을 마시고 싶은 마음도 줄어든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칡 성분을 토대로 만든 ’CVT-10216’라는 물질을 술을 마시게 만든 실험쥐에게 먹여보았다. 이 성분 덕분에 쥐의 몸에는 아세트알데히드가 더 빨리 쌓였다.
흔히 술을 마시면 두통과 구토 등의 숙취에 시달린다. 바로 ‘아세트알데히드’ 때문. 이것이 술이 체내에서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물질인 것이다. 그런데 왜 이런 아세트알데히드를 더 빨리 쌓이도록 하기 위해 칡을 이용했을까.
이유는 이러하다.
즉 술을 마시는 쥐에게 ‘CVT-10216’이라는 물질을 투입했더니 술을 마시는 도중에 아세트알데히드가 몸에 쌓이면서 ’술맛이 떨어지게’ 만드는 효과가 나타났다는 것. 이는‘CVT-10216’가 뇌의 흥분 물질인 도파민 생성을 줄여 술을 찾는 마음을 줄이는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알코올 중독자들은 술을 끊은 지 5일쯤 지나면 술을 또 찾아 폭음을 하게 되는데 이때 도파민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CVT-10216’ 물질에 의해 도파민 생성이 줄어들어서 알코올 중독 재발의 유혹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칡과 숙취감소에 대한 연구가 또 있다.
최근 미국 맥클렌병원과 하버드의대 공동연구팀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술을 규칙적으로 마시는 남녀 1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 칡이 특별한 부작용 없이 알코올 섭취를 줄이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버드의대 연구팀에 의하면 칡뿌리 속 ’퓨에라린’이라는 이소플라본 성분이 음주량 감소 효능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소플라본은 콩에도 많이 들어 있는 성분이다.
칡은 예로부터 주독을 푸는 식품으로 유명하다.
’동의보감’에는 칡즙은 성질이 평하고 서늘하며 맛이 달고 독이 없다고 기록되어 있다. 실제로 칡은 주독을 풀어주고 입안이 마르고 갈증 나는 것을 멎게 하는 효과가 있다.
칡은 천연 에스트로겐 보고(寶庫)라고 해도 과평이 아니다.
칡은 숙취 해소는 물론 혈액순환 개선, 혈당 조절, 중금속 배출, 변비 개선, 피부미용에도 효능이 있다. 무엇보다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석류에 비해 훨씬 많아 갱년기 및 생리통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논문에 의하면, 칡에 있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은 대두의 10배, 석류의 300배에 달한다. 따라서 폐경 이후 여성들이 에스트로겐 보충을 위해 마시라고 적극 권하고 있다. 단, 가임기 여성 중에서 호르몬에 영향을 받아서 더 악화되는 질환(자궁내막증 등)이 있는 경우 섭취를 권하고 있지 않다.
다수의 한의사들은 "칡은 차가운 성질을 가지고 있어 몸이 냉한 사람이나 기력이 없고 땀을 많이 흘리는 경우, 위장이 약한 사람은 먹지 않는 게 좋다"고 말한다.
반면, 서양의학에서는 “칡뿌리를 장기간 복용하면 간 손상이 생길 수 있으며 임신 계획이 있거나 임신 중인 여성도 복용을 하지 않는 게 좋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