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에서 군사독재정권 시절(1976∼1983년)에 납치·실종된 아기들을 찾는 운동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인권단체 ’5월 광장의 할머니들’ 대표 에스텔라 데 카를로토(83) 여사가 군사정권 시절에 납치된 외손자를 36년 만에 찾은 일이 중요한 계기가 됐다.
카를로토는 지난 8월 6일 외손자 기도 몬토야 카를로토와 감격의 상봉을 했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기도의 신원을 확인한 지 하루 만이었다.
카를로토의 딸 라우라는 군사정권 시절 좌파 무장단체에서 활동하다 23세 때인 1977년 임신 3개월 상태에서 체포돼 비밀수용소에 갇혔다. 라우라는 1978년 6월 수용소에서 아들을 낳고 기도라고 이름을 지어주고 나서 두 달이 지나 살해됐다.
군인 가정에 강제로 입양된 기도는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남서쪽으로 350㎞ 떨어진 곳에서 ’이그나시오 우르반’이라는 이름으로 살아오다 자신의 정체성에 의심을 품고 단체를 찾아왔다가 마침내 가족을 찾았다.
12일(현지시간) 브라질 뉴스포털 테하(Terra)에 따르면 이 소식이 알려지고 나서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5월 광장의 할머니들’ 본부에는 자신의 정체성에 의심을 품고 전화하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평소 10∼40통이던 문의전화가 배 이상 늘어나면서 이 단체는 직원을 새로 채용해야 했다.
’5월 광장의 할머니들’ 회원인 로사 로이신블리트(95·여)는 BBC 방송에 "카를로토가 기도를 찾은 것은 다른 어떤 사건보다 파장이 컸다"면서 "사무실 전화벨이 계속 울리고 있다"고 말했다.
인권단체들은 ’더러운 전쟁’이라 불리는 군사정권 기간에 3만여 명이 납치·살해되고, 좌파 운동가와 반체제 인사의 자녀 500명이 강제로 군경 가족에 입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5월 광장의 할머니들’은 군사정권 시절에 사라진 아기들을 찾아 가족에게 되돌려주는 운동을 벌여왔다. 기도는 이 단체가 찾은 114번째 실종 자녀다. (상파울루=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