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몇 년 전에 미스코리아 심사위원으로 위촉이 되어 출전 미인들을 심사하며 점수를 매긴 적이 있었다. 세상에 태어나서 그토록 많은 미인과 만나보기는 처음이었다. 각 지방에서 1차적으로 선발되어 본선에 진출한 지역대표 미인들과 직접 대화를 하면서 조금은 놀라웠다. 본선 진출자 50여명의 후보 중에 몇 명을 제외하고 성형수술을 받지 않은 미인이 별로 없었서였다. 재외동포 출신 미인 몇 명만이 천연 미인이었다.
우리나라는 출산율이 지구상에서 가장 낮은 순위에 속한다. 반면 성형수술 빈도는 OECD국가 중에 상위 몇 위에 속한다고 한다. 서울시가 시내 지하철·버스의 광고 중에 절반은 성형외과 광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다. 사실 한국이 인구 당 성형수술 건수 세계 1위이자 성형천국이라는 것이 오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하면 된다.
한국은 세계 성형시장의 4분의1을 차지하고 있다. 강남의 거리에 즐비한 성형외과들이 이 명예를 차지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볼 수 있겠다. 이처럼 성형수술이 대중화되고 보니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까지 수술을 받겠다고 많이들 몰려온다. 심지어 어린 청소년들까지도 방학을 이용해서 부모와 손을 잡고 성형외과를 찾고 있다. 아직은 좀 더 성숙해봐야 이목구미가 완전히 자리 잡을 것 같은 앳띤 얼굴을 볼 때면 괜히 안타까운 마음이 생길 때도 있다.
더욱이 요즘은 얼굴 성형수술만큼이나 유방확대수술과 체지방 분해수술 같은 몸 성형수술도 많이 한다. 심지어 성형외과 의사가 봐도 적당히 통통하고 예쁜 몸매인데도 ‘가슴이 더 커야 한다, 뱃살을 확 빼 달라’고 조르는 미혼 여성들이 많다.
산부인과 전문의면서 성형외과 의사로 일하고 있는 필자는 요즘 우리 사회에서 붐을 이루고 있는 몸 성형에 대해 한마디 귀띔을 해 주고 싶다.
우리나라여성은 체지방이 서양여성보다 적기 때문에 유방이 큰 여성이 많지 않다. 동양 여성들은 유방이 크지 않은 것이 정상이란 얘기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 미디어의 영향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너도 나도 크고 예쁜 가슴을 선호한다.
물론 임신 전에 유방확대술을 한다고 해도 출산이나 수유하는 데에는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가임여성이라면 유방성형 전에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사실 유방확대술은 눈부시게 발전을 거듭했다. 우선 유방확대술이라고 하면 실리콘을 이용한 응집력이 강한 보형물을 사용하여 자연스럽고 간단하게 수술을 받는 걸 떠올릴 수 있다. 이 방법은 수술 후에도 다른 수술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높다.
두 번째로 가슴을 키울 수 있는 유방 확대 방법으로 자가 지방으로 시술하는 경우도 있는데, 의사로서 개인적인 견해로는 보형물을 선호하고 권하는 편이다.
자가지방 이식의 경우 이물질 반응이 없어서 권할 만 해도 시간이 흐를수록 지방이 흡수되고 이런 과정에서 이식한 지방이 석회화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나중에 유방암 검사촬영을 하면 유방암과 이식한 지방의 석회화와 구별이 되지 않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물론 보형물에 의한 유방확대술이 부작용이 없다는 게 아니다. 이물반응에 의하여 딱딱한 게 만져지는 단점을 배제할 순 없다.
한국 여성의 평균 기대수명이 84.6세로 세계 8위라고 한다. 평균수명이 길어졌기 때문에 너무 젊은 나이에 수술을 하게 되면 유방암에 대한 불안감이 생기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필자는 자가지방이식 보다는 보형물삽입이 안전하다고 말하고 싶은 거다.
요즘 성형家에는 노처녀 환자들이 많다. 또 결혼과 출산 및 수유 등으로 몸매가 망가질 수 있으니 아이를 안 낳겠다며 몸 성형을 과감하게 해 버리겠다는 딩크족 여성들도 꽤 있다.
그녀들은 의사에게 ‘결혼 할 일이 없을 거다’, ‘출산을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자신하며, 더 아름답고 매력적인 여자가 될 수 있게 만들어 달라고 조른다. 의사 입장에서 본인이 간절히 원한다면 안 해줄리 있겠냐만은, 단순히 임신과 출산이 美(미)로부터 멀어진다고 단정하는 그녀들의 생각을 의사로서 바로 잡아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고 할까.
산부인과 의사이기도 한 필자가 솔직하게 말하겠다.
출산과 수유를 하는 여성이 오히려 경험하지 않은 여성에 비해 부인과 질환에서 더 자유로울 수 있다. 또한 수유를 하는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더 유방암, 난소암에 덜 걸린다는 통계가 있다. 아름답게 오래 살려면 당당히 자식을 낳고 수유를 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는 얘기다.
혹시 출산으로 인해 몸매가 완전히 망가질까봐 걱정이라면 ‘NO올시다’라고 자신 있게 말하고 싶다. 요즘 성형외과를 찾는 여성들 중에는 기혼여성들이 더 많다. 특히 ‘미시족’들을 보면 오히려 미혼여성보다 더 고운 피부에 명품 몸매인 경우가 꽤 있었다. 솔직히 성형외과를 찾는 여성들의 상당수가 사실상 미인들이 더 많으며, 그녀들 중에는 아줌마가 상당수다.
나는 노처녀들에게, 또 기혼여성이지만 아이 낳기를 기피하는 여성들에게 꼭 귀띔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
여성이라면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결혼하고, 또 당당하게 출산을 해 보라. 출산 후 유방이 처질 경우에는 간단한 유방확대술 만으로 그 ‘처짐’을 얼마든지 교정할 수 있으니 미혼일 땐 너무 성급하게 수술을 결정하지 않아도 된다. 자식을 낳아보고 젖을 먹여본 후에 자신의 달라진 가슴을 확인하고 최종적으로 예쁜 가슴으로 성형해도 늦지 않다는 거다.
여성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 남성들이 모두 쭉쭉빵빵 멋진 여성에게만 필이 꽂히는지 아는 것 같다. 실제로 그렇지 않다.
여성이 가장 신비롭고 아름다운 모습일 때는 성숙미가 풍겨질 때일 거다. 여인의 성숙은 단순히 시간의 흐름이 말해주는 건 아니다. 최근 출산을 당당히 마친 여배우들의 활약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여인의 진정한 미는 풍부한 삶의 경륜과 경험이 더해지고 보태질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게 아닐까 싶다.
남자라면 영원히 잊지 못하는 명장면이 있다. 자식에게 젖을 물리기 위해 살짝 돌아앉을 때의 쑥스러운 듯 발그스레한 모습이다. 그 어머니의 모습에서도 충분히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여성의 가슴은 남성을 유혹하는 성적인 역할을 담당하지만, 더 나아가 생명의 잉태와 삶의 중심에선 가장 찬란한 무기이자 자존심이라는걸 잊지 말기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