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련(오른쪽 두번째)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가 7월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혁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 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고소인에게 보냈다는 비밀대화방 초대문자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을 고소한 전 비서 A씨 측은 7월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박 시장의 성추행이 4년간 계속됐다"고 밝혔다. 또 “심지어 성추문으로 물러난 안희정 전 충남지사 사건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이어졌다"고 했다.
 
조선일보와 뉴시스 등에 따르면,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이 사건은 전형적 직장 내 성추행 사건임에도 피고소인이 고인이 되어서 공소권 없음으로 형사고소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그러나 이 사건은 진상규명 없이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 소장은 "박 전 시장은 여성 인권에 관심을 갖고 역할을 해 온 사회적 리더였다"며 "그럼에도 그 또한 직장 내 여성 노동자에 대해 성적 대상화, 성희롱, 성추행을 가했다"고 지적했다.
 
또 "서울대 교수 성희롱 사건 이후 성희롱 예방이 법제화되었고 그 또한 조직의 수장으로서 직장 내 성폭력 예방교육을 성실히 이수해 온 듯 했지만 본인 스스로 가해행위를 성찰하지도 멈추지도 않았다"고 했다.
 
이 소장은 "미투운동, 안희정 전 충남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 사건에 대해서 가장 가까이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위치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안이 누구보다 자신에게 해당한다는 점을 깨닫고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멈추는 선택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A씨 측은 박 시장의 위선적 태도를 문제 삼았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피해자가) 곧바로 보고하지 못한 것은 내부에 요청했으나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실수로 받아들이라고 하거나, '비서 업무는 보좌하는 역할이자 노동'이라며 피해를 사소하게 보는 반응에 피해가 있다는 말조차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이 소장은 "부서 변경을 요청했으나 시장이 승인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며 "본인 속옷 차람 사진 전송, 늦은 밤 비밀 대화 요구, 음란 문자 발송 등 점점 가해 수위가 심각했다. 심지어 부서 변동이 이뤄진 후에도 개인적 연락이 지속됐다"고 주장했다.
 
A씨 측은 박 시장이 전 비서가 부서를 옮긴 뒤인 지난 2월에도 텔레그램으로 비밀대화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 전 비서의 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는 "고소장에 기재된 범죄 사실은 성폭력 위반이고 구체적으로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 업무상 위력 추행과 강제추행죄"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범행 발생 장소는 집무실, 집무실 내 침실 등이었다"며 "상세한 방법은 말하기 어렵지만 (박 시장이) 셀카를 찍자며 말하고 찍을 때 신체를 밀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의 무릎에 든 멍을 보고 '호'해준다며 무릎에 (박 시장의) 입술을 접촉했다"며 "또 집무실 내 침실로 피해자를 불러 안아달라며 신체 접촉하고 텔레그램 비밀대화방으로 초대해 피해자에게 지속적으로 음란 문자를 보내고 속옷만 입은 사진을 보내고 성적으로 괴롭혔다"고 말했다.
 
다음은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진행된 김 변호사 및 한국성폭력상담소·한국여성의전화 관계자들과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이다.
 
-서울시나 정치권의 압력이나 회유가 있었나.
 
"7월8일 고소장을 접수하고 난 뒤 현재까지 가해진 압력은 없다."
 
-기자회견 직전 박원순 서울시장 장례위원회(장례위)에서 오늘 기자회견을 제고해달라고 부탁하는 문자를 기자들에게 보냈다. 어떤 입장인가.
 
"기가회견을 하게 된 경위는 피해자가 오랫동안 스스로 경험한 것을 은폐하고 참고 지내고 업무로서 평가 받고 사명감 갖고 일하기 위해서 살아왔는데, 더이상 피해자의 심리적 상황이 이 비밀 유지하며 지내기 심리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이다. 고소를 망설이다 결심하고 했는데 피고소인은 전혀 몰랐던 사안이다. 사건이 위력에 의한 것인 만큼 책임이 막중한 동시에 피해자에 큰 부담과 압력이 있었고, 최근 며칠간 (피해자의) 신상을 색출하고 책임 묻는다는 이야기가 많이 확산됐다.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 등을 중단해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피해자가 있는 사건이라는 말씀을 드려야 될 시점이 필요해서 오늘 기자회견을 했다."
 
-고소 당일에 수사 상황이 전달됐다고 했는데, 피해자가 박 시장에게 고소 사실을 알리거나 암시한 부분이 있나.
 
"없다. 신속히 메시지 보낸 폰을 압수수색 하는 것이 필요해서 담당 수사팀에도 보안 유지를 요청했고, 고소장을 접수하고 정보 안 나가게 하기 위해서 그날부터 조사 시작해서 다음날 새벽까지 조사를 받았다."
 
-고소인 외 다른 피해자 있나, 몇명인가.
 
"저랑 피해자가 아는 바로는 다른 사람이 있는지는 모른다."
 
-기자회견 후 연대 일정 잡혀있나.
 
"다음주 쯤. 상황이 워낙 급박해서 이 정도로 하고 다음 주에 모든 단체들과 함께 할 예정이다."
 
-(사건 관련) 대답을 원하는 주체가 경찰 수사인지 민주당 당 차원, 서울시라고 보는지.
 
"경찰청, 서울시 뿐 아니라 정부와 정당, 국회도 책임있는 행보 위한 계획 밝혀달라."
 
-고소인이 실종되던 날부터 고소장 내용이라고 해서 돌던 게 있는데, 혹시 동일한 내용인가.
 
"인터넷에서 고소장이라고 떠돌아다니는 그 문건은 저희가 수사기관에 제출한 문건이 아니다. 그리고 그 문건 안에는 사실상 피해자 특정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오늘자로 서울청에 해당 문건을 유포한 자들에 대해 적극 수사해서 처벌해 달라는 고소장을 접수한 상태다."
 
-지난 4월에도 서울시청에서 성폭행 사건이 있었는데 이번 건과 관련 있나.
 
"기존 서울청에서 발생했던 이런 성폭력 사건과 이 사건이 관련이 있는지 물었는데, 2개 다 공통점은 서울시내에서 발생했다는 것. 구체적으로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제가 이 자리에서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압력을 받은 것 같다고 알려진 후에 서울시로부터 어떤 조치나 언질이 여성계나 변호사에게 간 적 있나.
 
"저희가 피해자를 지원하기 시작한 것은 고소 직후였다. 그리고 저희가 피해자를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지 않도록, 왜냐하면 피해자의 안전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그래서 이 부분은 일단 저희는 청와대나 어디서든 이 사건에 대해서 압박이나 이런 건 안 받았다. 받았어도 전혀 굴하지 않았을 것. 이 사건을 보면서 저희는 피해자가 엄청난 위력에서 혼자 시베리아 벌판에 서 있는 느낌이었다. 수많은 사람이 2차 가해하고 피해자가 얼마나 두려웠을까. 연대해서 지켜내고, 위력 성폭력 없어야 하다는 일념으로 피해자를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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