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의 자산을 관리해 온 증권사 직원 김경록씨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인터뷰가 유시민에 의해 의도적으로 편집됐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녹취록 전문을 살펴보면 "증거인멸을 한 게 맞다" "(검찰이) 정말 열심히 하고 잘하고 있다"는 등 김씨의 일부 발언은 방송서 제외됐다. 다만 김씨의 발언은 조 장관과 정 교수가 펀드 운용 과정을 몰랐을 거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김씨 자신에게도 유리한 내용이다.
     
김씨는 지난 2013년~2014년께부터 정 교수의 자산을 관리해왔다고 한다. 김씨는 정 교수가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운용하는 사모펀드에 대해 조 장관 5촌 조카 조모씨로부터 권유받았고, 자신에게 문의가 왔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가 펀드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정 교수가 코링크라든지 익성, WFM 이런 회사들을 저한테 직접 알아보라고도 여러 번 말했었다"며 "경영에 관여했다면 본인이 더 잘 알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결국에는 (조 장관 5촌 조카가) 사기꾼이라는 것으로 결론이 날 거로 생각한다"며 "그런 부분은 (검찰에) 마음 편하게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하드디스크 반출 및 교체 정황에 대해서는 "좀 멍청한 행동을 한 것 같다. 저나 정 교수나"라면서도 "정 교수가 '유리한 자료를 확보해야 되겠다'고 했다. 없애라고 했으면 제가 다 없앴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시민이 '검찰에서는 증거인멸로 해 놨다'고 묻자, 김씨는 "제가 인정을 했다. 전혀 손대지 않고 그대로 제출했지만 행위 자체로 증거인멸이라고 인정하는 게 맞다"고 답했다. 이에 유시민은 "'증거인멸이라고 생각을 안 했다' 이렇게 하는 게 맞지"라고 하자 김씨는 "그게 안 되더라"고 말했다.
 
김씨는 검찰 수사에 대해 "그게 본인들의 일이고 저는 오히려 정말 열심히 하고 잘하고 있다고 부추겨 주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며 "코끼리 다리를 보고 계속 찾아가니까 답이 오래 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검찰이) 못 찾을 수가 없다 말이 안 된다"며 "이 사람들(검찰)은 음모론, 진영 논리, 절대로 생각 안 한다"고도 덧붙였다.
 
검찰 수사의 정당성과 적법성을 의미하는 김씨의 이같은 발언은 유시민 이사장이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서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KBS는 김경록씨와의 인터뷰를 방송하지 않고 검찰에 유출했다는 유시민의 주장에 맞서 인터뷰 녹취 전문을 공개했다. KBS는 10월10일 '뉴스9'에서 "허위 사실에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했지만 의도적으로 인터뷰 내용을 왜곡하거나 정해진 보도 방향에 맞춰 녹취를 사용했다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며 인터뷰 전문을 공개했다.
 
공개한 전문에 따르면 김씨는 "민정수석 되고 어떤 상품을 투자할지 고민이 많았다"며 "유명세를 이용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판단해 사모펀드로 가져갔다. 정 교수가 주변에서 얘기를 많이 듣고 하는 과정에서 아마 코링크를 듣고 오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저에게 코링크 제안서를 가져와 '검토해 봐라. 오랜만에 연락된 먼 친척이 정말 노력을 해서 잘 됐더라. 잘 모르는 친척하고 뭔가를 결정할 순 없고 네가 한번 검토해 보고 얘기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친척이) 운용을 한다고 얘기를 했던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 의아심을 가졌다"며 "친척이라고 하면 넘을 수 없는 선이 있다. 지켜야 되는 예의다. 그래서 정 교수에게 부도 위험에 대해서만 최대한 많이 확인하라고 지속적으로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WFM에 대해선 물어본 적 있다. 그쪽 회사에서 '뭐에 투자했다' 말씀을 드렸던 것 같다"며 "그러다 보니 저에게 'WFM이라는 회사가 어떤지 좀 봐 달라'는 말씀도 하셨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일반적으로 많이 당하는 일을 당하신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후회하는 일을 당하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제가 더 알아보고 확인했어야 하는데 그게 좀 후회되기도 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KBS는 녹취 전문과 함께 "본인과 변호인을 설득해 지난달 10일 인터뷰가 성사됐고, 약 1시간 진행됐다"면서 "김씨는 전날까지 1~2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고, 수사 과정에서 본인이나 정 교수에게 불리하게 적용될 우려가 있는 질문엔 답변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또 "인터뷰가 끝난 뒤 검찰과 두 차례 전화했다. 증거인멸 혐의로 수사를 받았던 만큼 유리한 이야기만 선별하거나 허위사실을 언급할 우려가 있어 객관적 확인이 필요했다"며 "검찰은 구체적인 확인을 해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유시민은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KBS의 김경록씨 인터뷰 검찰 유출’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양승동 KBS 사장 등 경영진은 특별취재팀을 구성해 조국 장관 관련 수사 보도를 맡기기로 했다. 이에 ‘KBS가 정권 핵심 인사 유시민에게 무릎을 꿇었다’며 KBS 노조들이 즉각 반발하자 한발 물러서는 등 사내에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에 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국가기간 공영방송인 KBS가 한 개인의 ‘조국 옹호’ 방송에 굴복했다"며 “KBS는 도저히 ‘국민의 방송’이라고 할 수 없다" 강도 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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