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 가능한 의료기관의 숫자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광주’지역이었다. 24곳 중 15곳이 더 이상 분만을 받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전북 24.3%, 울산 23.1%의 감소 비율을 보였다. 사진=뉴시스DB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으로 떨어진 가운데 농촌지역보다는 대도시에서 아기를 낳는 이른바 ‘대도시 원정 출산’이 나타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도자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달 공개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의 ‘2013~2018년 지역별 분만심사 현황’에 따르면, 광역자치단체별로 분만 건수를 분석한 결과 6년 사이 경북에서 35.8%, 전북에서 33.6%, 전남에서 33.1% 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2013년 전국 총 분만 건수는 42만 7888건이었다. 하지만 6년만 후인 2018년에는 32만 7120건으로 23.6% 감소했다. 분만이 가능한 의료기관도 급격히 감소해 같은 기간 전국 706곳에서 569곳으로 19.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북의 경우 분만 건수가 가장 크게 줄었다. 경북은 2013년 신생아 수는 1만7015명이었는데 지난해에는 1만929명에 불과해 -35.8%의 가장 큰 감소율을 보였다. 전북은 1만4838명에서 9858명으로 지난해 처음으로 출생건수 1만건 선이 무너졌다. 전남은 1만786명에서 7219명으로 줄었다.
      
분만 가능한 의료기관의 숫자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광주’지역이었다. 24곳 중 15곳이 더 이상 분만을 받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전북 24.3%, 울산 23.1%의 감소 비율을 보였다. 다만 세종시의 분만가능 의료기관은 2곳에서 4곳으로 증가했고, 전남도 14곳에서 16곳으로 2곳이 증가했다.  
   
최 의원은 “농촌지역에서 주변 대도시로 원정출산을 떠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며 “초저출산 시대에 농촌지역의 분만감소는 더 심각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권역별로 산모들의 대도시 원정출산이 계속되고 있는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분만시설의 숫자만을 늘리려는 현 지원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심평원의 분만건수 통계는 의료기관의 위치를 기준으로 집계하고, 통계청의 출생아 수(2018년은 잠정집계)는 부모의 주거지를 기준으로 집계한다. 따라서 분만건수와 출생아 수의 차이는 각 지역 산모가 다른 지역으로 원정출산 가는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분만건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경북은 2017년과 2018년 모두 지역 출생아 수(數)보다 분만건수가 각각 5569건, 5171건이 적었다. 반면 인접한 대도시인 대구는 출생아 수보다 분만 건수가 2017년 4882건, 2018년 4548건 더 많았다. 이는 경북에 사는 산모 상당수가 대구 소재 병원에서 아기를 낳은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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