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대다수가 홧김에 돈을 쓰는 '홧김비용'을 지출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위해 월평균 20만7000원을 쓴다. 사진=뉴시스

‘시발비용’(X발비용)이라는 단어를 들어본적이 있는가.

 

시발 비용은 비속어인 ‘시발’과 ‘비용’을 합친 단어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발생하지 않았을 비용’을 뜻하는 신조어다.

 

이를 테면 스트레스를 받아 홧김에 고급 미용실에서 파머하거나 평소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던 길을 택시를 타고 이동하여 지출하게 된 비용이 이에 해당된다.
  

신한은행이 416일 발표한 '2019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직장인 86%가 업무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월평균 207000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회 지출액은 86000원이며 월평균 지출 횟수는 2.4회였다.

 

여성이 남성보다 이 비용을 더 많이 지출했다. 여성은 255700원을 쓰고 남성은 148600원을 썼다. 여성은 의류 잡화와 외식 음주, 군것질거리에 많이 지출했다. 남성은 외식 음주와 게임 및 스포츠용품 구매, 문화생활에 많은 비용을 썼다.

 

가족이나 경조사, 휴가 등 관련 지출 조사결과도 함께 나왔다.

 

20대에서 50대 사이 직장인들은 본인 부모님 생신에는 20만원을, 배우자 부모님 생신에는 18만원을 썼다. 부모님 환갑과 칠순, 팔순 때는 평균 48만원을 소비했다. 명절 용돈과 선물에는 19만원, 어버이날에는 16만원이 들었다. 형제 자매 결혼식에는 62만원을 쓰고 조카 돌잔치에는 18만원을 지출했다.

 

기혼 직장인들은 배우자 생일에는 평균 15만원을 지출했다. 결혼기념일에는 15만원, 크리스마스에는 10만원을 썼다.

 

자녀 용돈은 얼마나 줬을까. 20~50대 초등학교 이상 자녀가 있는 직장인들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학생은 28만원, 고등학생 10만원, 중학생 7만원, 초등학교 4~6학년 3만원, 초등학고 1~3학원 2만원을 줬다.

 

직장 동료 경조사에는 절반 이상이 '5만원'을 지출했다. 동료의 결혼과 자녀결혼, 돌잔치 등 경사와 부모상, ·빙모상, 조부모상 등 조사 대부분의 경우 60%5만원을 냈다. 그 밖에 10만원을 내는 비율은 18~34%였고 3만원은 2.7~11% 수준이었다. 직장 동료 생일에는 평균 4만원을, 상사 명절 선물로는 평균 42000원을 들였다.

 

승진턱은 임원이 58만원으로 가장 크게 냈다. 팀장과 부장은 35만원, 과장과 차장은 25만원, 대리는 19만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쓰인 시발 비용은 '탕진잼'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말하는 '탕진잼'역시 신조어로, 다 써서 없애버리는 것을 뜻하는 ‘탕진’과 재미의 ‘잼’이 합쳐진 의미이다.


저가의 생활용품이나 화장품 구입, 디저트 카페에서 작은 사치 누리기 등 일상생활에서 돈을 낭비하듯 쓰며 소비의 재미를 추구하는 것을 행태를 일컫는다.

 

애석하게도 우리나라 경제가 좋아지거나, 직장 내스트레스가 줄어들지 않는 이상 국민들의 이런 'X발비용'의 지출이 줄어들이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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