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발생해 국내로 유입되는 고농도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적인 공조 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구속력을 갖춘 협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뉴시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416일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미세먼지 현황과 국제공조 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개회사에서 "미세먼지 문제는 '공기복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고, 이에 근거한 합리적 대책이 마련되어야 하며, 특히 중국 등 동북아국가들과의 공조체제 구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김준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천리안 위성으로 특히 많은 양의 외부 미세먼지가 한반도로 유입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동안의 분석에 따르면, 연평균 기준으로는 국내원인이 70%,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의 경우에는 보수적으로 보아도 외부 유입 영향이 60%에 달한다""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우선 국내 배출 저감 후, 중장기적으로 주변국들과의 협력을 통해 국외유입분을 줄여 나가야한다"고 제안했다.

 

조석연 인하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최근 우리나라 서쪽(서울)은 고농도 초미세먼지가 뚜렷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 남동쪽(부산)은 변화가 미미하다""고농도 초미세먼지 완화를 위해서는 중국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중국이 2013~2017년 중 북경 등 주요도시의 미세먼지(PM2.5) 농도가 40~60% 감소했다고 하나, 한국의 국가배경지역인 백령도나 태하리 미세먼지 농도 감소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중국의 도시대기 개선이 한국의 미세먼지 개선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서는 중국 주요도시 뿐 아니라 그 주변부까지 포괄하는 광역대기 개선이 요구된다"라고 덧붙였다.

 

유럽사례를 통해 월경(越境)성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광역대기질 개선의 중요성에 대한 논의도 지속됐다.

 

국제공조 방안으로는 유럽의 '월경성대기오염물질협약(CLRTAP)'처럼 관련 국가간 구속력이 있는 협약체결 방식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한국의 주변국과의 대기질 개선 관련 협력사업은 자발적 단계에 머물고 있어서 실효성 있는 대기오염 물질 감축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음을 한계로 지적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1단계로 중국의 미세먼지 배출량 30% 저감을 요구한 후 2단계로 중국으로부터의 미세먼지 이동량 30% 저감을 유도해야한다고 제안했다.

 

장임석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은 "최근 미세먼지 고농도 사례는 발생 초기에는 외부 유입 영향이 우세하다가 이후 대기 정체가 지속되면서 국내 요인이 증가하는 패턴을 보인다""따라서 외부유입이 있더라도 우리 자체에서 배출을 일시적으로라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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